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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노 상식-대성당, 본당, 경당, 공소, 대성전

by 이프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완주하면 나바라 대학에서 인문학 명예 학사 학위를 준다는 것은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은 안 되지만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800여 킬로미터를 걸으며 지나치는 스페인의 고색창연하고 사연 많은 명소를 가까이서 본 사람이니 스페인 문화에 익숙해졌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독교 대륙 유럽, 그중에서도 스페인은 골수 가톨릭 국가입니다. 이베리아 반도 내의 이슬람과 유대인들을 해결하라고 교황이 십자군 참전도 면제해 준 나라입니다.

스페인은 기독교에서 종교개혁 이후 갈라져 나온 프로테스탄트, 즉 개신교도 용납하지 않습니다. 유대교, 이슬람교야 말할 것도 없지요.

골수 가톨릭 국가 스페인이 정복해서 식민지 삼은 남미 나라들이 골수 가톨릭 국가가 된 주원인입니다.

골수 가톨릭 국가를 걷다 보면 원든 원치 않든 하루에도 성당 여러 개를 지나치고 스탬프도 받을 겸 멋진 성당 내부 외부를 구경하게 됩니다.

t_20100131062241470_0000003787.jpg?type=w1600 경남 산청군 내원사. 출처-경남 산청군청


우리나라 산을 다니다 보면 저같이 불교에 관심 없는 사람도 일주문, 사천왕전, 대웅전, 극락전 등등 주워들은 사찰을 구성하는 건물 이름을 외게 됩니다.

스페인을 걷다 보면 매일 마주치는 것이 성당입니다. 가끔씩 마주치는 것은 성(castle, el castillo)입니다. 성은 다음 기회에 공부해 보고 우리말로는 다 성당인데 공부를 좀 해보니 성당에도 레벨이 있는 것 같아요. 레벨이라기보다는 종류가 맞겠네요.


우선 <대성당>입니다. 영어로는 캐씨드랄(cathedral), 스페인어로는 까떼드랄(catetral) 일 겁니다.

우리말로 풀어보면 주교좌성당이라고 한다고 합니다.

대성당은 한 교구에 하나만 있는 것이 원칙이라고 합니다. 서울 교구의 대성당이 명동 성당입니다.

파리의 주교좌성당은 얼마 전 불에 탄 노트르담 대성당입니다. 은의 길 시작점인 세비야에도 세비야 대성당이 있습니다.


여기서 세요 받고 시작해야지요.

대성당은 크기가 커서 대성당은 아니라고 합니다. 명동 성당이 지어질 때는 제일 컸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동네 성당과 비교해 봐도 그렇게 크지는 않거든요. 주교 신부님이 상근 하는 성당이 대성당이 되는 요건이라고 합니다.

288743_22602_1.JPG?type=w1600 밀라노 대성당. 출처-가톨릭신문

그다음엔 <본당>이라고 번역되는 성당인데 그냥 동네에 있는 성당들입니다. 이글레시아(iglesia)나 처치(church), 빠로끼아(parroquia)라고 불립니다. 본당에는 교구에서 파송된 신부님이 계시지요.

SE-e7bbe2ab-59f3-42e0-819d-6ddfacb05258.jpg?type=w1600 풍수원 성당. 출처-위키백과


지리산 둘레길 8구간은 지금 쯤 감이 어마어마하게 많이 열려있을 텐데, 혹은 수확이?. 작년 여름 비를 쫄딱 맞고 40킬로 넘게 걷다가 덕산 가까이 내려오니 왼쪽으로 참한 교회 건물이 하나 나타나서 잠시 비를 피하고 화장실도 이용했던 기억이 납니다. 여기가 덕산 공소입니다. 천주교 마산교구 소속입니다. <공소>는 성당이긴 한데 상근 하시는 신부님이 안 계십니다. 스페인에서는 벼랑 끝처럼 외딴곳이나 산꼭대기에 있는 성당 건물들이 대부분 공소라고 합니다. 이곳에서는 성도들끼리 모여 기도하는 용도로 사용된다고 하네요.


SE-129d3770-2bc1-4f4c-8379-88d04ecc64c2.jpg?type=w1600 덕산 공소. 출처-산청성당

대성당만큼이나 큰데 대성당이라고 부르지 않고 <대성전>이라고 부르는 성당들이 있습니다.

바실리카(basilica)라고 하는데 바티칸에 있는 성베드로 대성전(인데 대성당이라고 많이들 부르네요), 바르셀로나 가면 무조건 방문해야 하는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고대 로마 시절의 집회 공간이었던 곳을 로마가 기독교를 공인하면서 용도가 바뀐 것이라고도 하고, 교황이 특별히 임명하는 경우(성가족 성당의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View_of_saint_Peter_basilica_from_a_roof.jpg?type=w1600 성 베드로 대성전. 출처-위키백과

그다음에 레온이나 부르고스 대성당같이 큰 성당에 가면 성당 복도에 조그만 성당이 별실처럼 마련되어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이것을 <경당>이라고 부릅니다. 카펠라(capela)인데 영어로는 채플(chapel)이라고 합니다.

여기는 교황이나 주교가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기도실이거나 교회를 건축할 때 기부를 많이 한 부자들의 사적인 기도소라고 하네요. 경당 중에는 규모가 좀 큰 곳도 있더라고요.

그중에 하나가 성 베드로 바실리카 옆의 시스틴 경당인데 여기에 바로 그 유명한 미켈란젤로의 프레스코화 천지창조가 있는 곳이지요.

아, 생각만 해도 목 아파요. 그런데 이런 경당에서는 매일 예배가 이루어지는데 본당에 있는 파이프오르간 같은 악기는 주일에만 사용을 하게 되어 있어서 찬송을 부를 때 반주가 없어서 악기가 필요했다고 합니다.

만만한 악기를 구할 수 없게 되자 신자들은 음성으로 반주와 화음을 만들어 넣으며 찬송을 시작하게 되었지요. 이것이 아카펠라의 기원입니다.

4921be9b049ff09e386da982988536c71e3f3a5b2fdf130e8bb2c791549765f3462064eba70.jpeg?type=w1600 시스티나 경당. 출처-나무위키

*전해 들은 이야기를 정리한 거라 내용에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가톨릭 신자님이 댓글로 정정해 주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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