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많은 이들이 선(禪)을 통해서 변해가는 과정을 보았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그런 모습을 볼 때면 놀랍습니다. 선은 사람들의 신체적, 정신적 그리고 영적 삶을 크게 향상하고, 누군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기도 합니다. 당연히 명상과 같은 영적 수행을 하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놀라운 환희, 기쁨, 안락, 즐거움 등을 경험합니다. 사실 그런 건 원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생깁니다. 그러니 그런 작은 것에 만족하거나 안주하지 마십시오.
결가부좌의 치유효과
어떤 형태의 영적 수행이든 기본적으로 우리 몸속의 기 순환을 빠르고 강하게 해 줍니다. 그것이 바로 가장 먼저 체험할 수 있는 명상의 효과입니다. 그건 선 명상으로 얻을 수 있는 다른 여러 가지 경계와 이점에 비하면 엄청나게 대단한 일도 아닙니다. 특히 영화 스님은 학생들에게 처음부터 결가부좌 자세를 권하는데, 실제로 결가부좌만큼 이 치유 과정이 빠르게 일어나는 자세도 없습니다. 일단 결가부좌 자세를 취하면 즉시 통증을 겪습니다. 왜냐하면 결가부좌는 아주 부자연스럽고 불편한 자세이기 때문입니다. 다리를 접고 앉아있어야 하니, 무릎과 발목 주변의 혈액과 기운의 순환이 막힙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일부러 그 자세를 취합니다. 만일 여러분이 가부좌로 앉아서 그 불편함과 아픔을 견뎌내면, 몸은 막힌 기혈을 강하게 밀어내려고 할 겁니다. 그런 이유로 인내를 갖고 기다리면 저절로 기의 흐름도 강렬해집니다. 그래서 무릎과 발목 부위뿐 아니라 몸 전체의 기 흐름도 강렬해집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치유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아직 의사가 발견하지 못한 병도 발견하거나 치유할 수 있습니다.
결가부좌를 힘들어하는 미국인 말콤. 한국에서 사람들에게 결가부좌를 권하면, '나는 다리가 너무 짧아요.', '이 자세는 다리가 짧은 한국인에게 적합하지 않다던데요.', '나는 너무 뚱뚱해서 어려워요.', '저는 디스크가 있어서 안 좋을 것 같은데요.' 등의 많은 이유를 댑니다. 그런데 여러분!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누구나 결가부좌로 앉을 수 있다는 겁니다. 어떤 사람이 결가부좌는 인도인에게는 맞지만 다리가 짧은 한국인에게는 적합하지 않다는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렸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지난 10년간 미국, 유럽, 한국에서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에게 이 자세를 가르쳤는데, 한국인만큼 결가부좌로 잘 앉는 민족은 아직 보질 못했습니다. 이 자세는 누구나 할 수 있고, 그냥 시간과 노력의 문제일 뿐입니다.
선 수행의 목적
우리가 여러분에게 선 명상을 권장하는 이유는 여러분이 더 편해졌으면 해서가 아닙니다. 명상은 본래 편한 게 아닙니다. 편하길 원한다면 다른 방법들이 많습니다. 명상 외에도 세상에는 기분 좋은 활동이 너무나 많습니다. 선 명상은 그런 게 아닙니다. 선 명상은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 대상이며, 끊임없이 힘든 일을 해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선 수행의 시작입니다. 선 수행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지침에 따라서 불편함과 아픔을 감수할 수 있다면 여러분은 수행을 통해 건강뿐 아니라 아주 많은 것들을 향상할 수 있습니다. 더 나은 사람으로 끊임없이 발전하는 겁니다. 만약 선 명상이 여러분에게 기분이 좋아지는 정도밖에 해줄 수 없었다면, 저는 절대 출가까지 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누구든 선 수행의 힘들고 어려운 점을 두려워하지 않고, 직면할 의지가 있다면, 얻고자 하는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인생에서 개선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선이 그것을 가능하게 도와줄 것입니다. 말 그대로 여러분은 선으로 무궁무진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선 명상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선 명상을 영어로 '찬 메디테이션(Chan meditation)'이라 부릅니다. 이제 우리 미국 위앙종 도량의 승가 중 반은 한국인이니 '선 메디테이션(Seon Meditation)'이라 불러도 되겠습니다. ‘선(禪)’에서 우리는 자기 자신의 실패를 거듭 직면해야 하는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누구도 그런 걸 좋아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이 선 명상을 계속해나가면, 자신이 가진 문제를 더 명료하게 자각할 수 있게 됩니다. 선이란 자신의 한계에 부딪히면서, 선정의 힘으로 더 강하고 긍정적인 사람으로 진화하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여러분이 흔히 알고 있는 다양한 명상법과 불교의 선명상의 차이점입니다. 선은 계속해서 여러분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도록 해주는 전문적인 훈련이며, 자신의 숨겨진 잠재를 개발하는 과정입니다.
글쓴이: 현안(賢安)
2012년부터 영화 선사(永化 禪師)를 스승으로 선과 대승법을 수행했으며, 2015년부터 선 명상을 지도했다. 미국 위산사에서 출가 후 스승의 지침에 따라 한국으로 돌아와 현재 분당 보라선원(寶螺禪院)에서 정진 중이다. 국내 저서로 『보물산에 갔다 빈손으로 오다』(어의운하, 2021)가 있으며, 영화 선사의 경전 강설집인 『불유교경』(어의운하, 2023)의 번역 및 출판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