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현안 XianAn 스님 Sep 05. 2024

"올라! 꼬모 에스따" 스페인에서 열린 선 명상 워크숍

지난 5월 유럽으로부터 선 명상 지도 요청을 받아서 스페인, 포르투갈, 독일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혼자서 다 해내기엔 어려운 일정이었지만, 다행히 꽤 많은 이들이 동참해 줬습니다. 스페인 대학교수 출신 현수스님, 미국 산호세 엔지니어 "나쵸(스페인 출신)", 분당 보라선원에서 함께 수행 중인 희영 씨와 박 선생님, 선 명상 교실에서 만난 젊은 학생 민정이와 선형 씨 이렇게 팀을 구성했습니다. 30대부터 60대까지, 한국인, 미국인, 스페인인이 모였습니다. 


마드리드 도심에 위치한 "살라다나(SALA DĀNA)"

유럽 일정 중 첫 수업은 스페인의 수도인 마드리드에서 열렸습니다. 다행히 저는 미국에서 스페인어권 특히 중남미 친구가 많았습니다. 스페인어와 중남미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저에게 스페인 방문은 마음을 설레게 했습니다. 특히 마드리드 도심의 살라다나("살라"는 방, "다나"는 선정이란 의미 즉 살라다나는 대략 명상실 또는 선방을 뜻합니다)에서 열렸던 선 명상 워크숍에는 60~70여 명이라는 꽤 많은 인원이 참여했습니다.

▲ 마드리드 "살라다나"에서 열린 선명상 워크숍 스페인에서도 명상의 열풍은 뜨겁습니다. 지난 5월 마드리드와 사라고사에서 "미국 선 명상의 소개"라는 주제로 선 명상을 지도했습니다. 2시간 계획이었던 명상 워크숍은 많은 질문으로 4시간이 돼서야 겨우 마칠 수 있었습니다. © 현안스님


사실 미국 위앙종의 선 명상법은 스페인에서 처음 소개되는 날이었습니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이 어떤 명상법을 하고 있는지, 어떤 이유로 선 명상 워크숍에 온 것인지, 어떤 사람들이 찾아왔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명상법을 하고 있는지, 현재 지도해 주는 명상 스승님이 있는지, 수행하고 있는 명상법에 만족스러운지 등 여러 질문을 해봤습니다. 대부분 "호흡명상", "마음챙김", "알아차림", "호흡명상" 등을 하고 있었고, 몇 명은 위빠사나 명상과 일본식 젠 명상에 경험이 있다고 했습니다. 거의 다 명상을 수년 간 하고 있고, 십 년 이상 명상을 하고 있는 사람도 꽤 많았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기

저는 이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당신이 이해하는 명상이란 무엇인가요?"

많은 이들이 "Be in the present moment(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기)"라는 개념을 언급했습니다. 우리 마음은 늘 과거에 대해서 후회하거나 분석하고 있습니다. 또는 미래에 대해서 계획합니다. 그래서 마음이 늘 복잡합니다. 그러니 생각이 많아서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없는 이들에게 이 개념은 신선하고 설득력이 있는 겁니다.  


과거심불가득 현재심불가득 미래심불가득

(過去心不可得 現在心不可得 未來心不可得)

하지만 이들에게는 문제가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라는 개념은 꽤 설득력이 있지만 현실 속에서 해보면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런 방법도 처음에는 마음을 차분하게 해 주고, 평화를 경험하게 해 줍니다. 그걸 "작은 이득"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다시 현실로 돌아가고, 직장과 가정에서 그런 안락은 오히려 부작용을 많이 일으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현실은 고요하거나, 평화롭지 못합니다. 우리 주변은 명상실처럼 정적이거나 아름답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제일 잘 알려진 불경인 "금강경"에는 "과거심불가득 현재심불가득 미래심불가득"이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과거에 대한 생각도 얻을 수 없고, 미래에 대한 생각도 얻을 수 없지만, 현재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 매달리려는 마음은 현실에서 제어할 수 없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번뇌를 더욱 키우게 될 뿐입니다. 


명상 주제의 부재

이번 스페인 선 명상 워크숍을 통해서 이들에게 가진 공통적인 문제를 알게 되었습니다. 여러 명상법은 내면의 평화와 기쁨을 경험하게 해 주지만, 그것이 여러분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명상 주제"가 있어야 바른 명상법입니다. 다시 말해서 이 순간의 평화로움과 좋은 기분에 머물고자 하는 마음은 잘못된 것입니다. 여러분의 명상 자세가 편안하거나 불편하거나 상관없이 각자에게 주어진 명상 주제에 마음을 모으는 연습을 하는 것이 명상의 기본입니다. 명상이란 불편함 속에서도 집중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일입니다. 


이 브런치 연재물은 오마이뉴스에도 올릴 예정입니다.

https://youtu.be/8VYsKF73QXE?si=AoqLpJa91k2Cy4dC

https://youtu.be/8VYsKF73QXEhttps://youtu.be/8VYsKF73QX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