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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안 XianAn 스님 Jul 12. 2021

서울 인사동 찻집에서 만난 결가부좌 인연들...

인사동 전통찻집사람과나무찻집에서 앉아보았습니다.


지난 3월 [보물산에 갔다 빈손으로 오다]가 출판된 후 여러 사람들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책을 읽고 결가부좌 자세를 시도했다가 어려움이나 장애를 겪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 미국 사람들은 해보기도 전에 먼저 연락하는 반면 한국에서는 사람들이 몇 달씩 연습해보고 연락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연락이 오면 질문이 매우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중 몇 분은 마침 시간이 잘 맞거나 멀지 않아서 만나게 되었는데, 앞으로 코로나 때문에 언제 또 이렇게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얼마 전 제가 일이 있어서 서울에 갔었을 때, 연락이 된 몇 분을 만나서 같이 앉았습니다. 그래도 줌을 통해서 매일 함께 참선 법문 듣고, 질문에도 답해드리면서 사람들에게 꽤 많은 변화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어떤 한분은 건강의 급격한 향상이 있었고, 대부분 마음이 차분해지고 분노가 줄어드는 경험을 했다고 합니다.


이번엔 인사동에 "사람과나무"라는 전통 찻집을 찾았는데, 바닥에 앉을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이 있어서 그쪽에서 퇴근 후 만나기로 했습니다. 대부분 그렇지만 사람들은 이미 쉽게 접할 수 있고, 다리 불편하지 않은 방법을 다들 여러 가지 해보고 옵니다. 그리고 이번엔 천주교인도 몇 분 오셨습니다. 

인사동 사람과나무 찻집

사람과나무 찻집은 참 아름다웠지만 코로나 때문에 손님은 거의 없었습니다. 꽃과 나무도 매일 손질해놓았는지 너무 좋았습니다. 그래도 그건 잠시 결가부좌의 고통은 여전히 사람들을 찾아왔습니다. 

그래도 모두 진지하게 결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수련에 매진하였고, 처음 오신 두분도 열심히 해서 한 시간 이상 앉으실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한 달 넘게 매일 수련하신 분이 있는데 이번에 집에서 맹물 단식도 함께 하셨습니다. 전화와 문자로 지도해드리면서 했는데, 직장과 가정으로 아주 오래는 못 했지만 이미 단식의 경험이 많으셔서 그래도 상당히 잘 되었어요. 그리고 단식을 풀고 바로 오셔서 3시간 반 결가부좌 앉기에 성공하셨어요.


저에게 어떻게 건강상태가 향상되었는지 자세히 이야기해주셨는데, 엄청 많은 경험이 있었습니다. 

무술 종류의 수련을 수년간 해온 젊은 아가씨도 있었는데, 명상에 관심이 많아서 호흡명상, 몸 스캔 등의 방법을 시도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런 명상 수행을 혼자 해오면서 많은 궁금증이 있었고, 차분해졌다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서 제자리걸음 하듯 느껴졌다고 합니다. 같이 앉고 나서 몇 가지 질문을 했는데, 그동안 궁금했던 점들이 많이 풀렸다면서 매우 기뻐했죠. 

코로나 전에 있었던 아쉬운 만남이었습니다. 사실 코로나 외에도 다른 질병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는데, 이상하게도 사람들의 코로나에 대한 공포가 남다른 것 같습니다. 앞으로 우리 모두 이 난국을 좀 더 슬기로운 방법으로 대처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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