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라쌤의 독고기

애초에 날개가 있었던 건지

by 찬란한s

이제 갓 중학생이 되는 아이들과 한국단편소설 특강을 시작했다.
단편소설이 뭐예요?라는 표정의 이이들을 두고 이제 앞으로 우리는 이런 문학들을 접하며
주제가 뭐고 갈래는 뭐고 문체는 무엇인지를 분석해야 해라고 말하는 내가 갑갑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해야 하니깐 어쩔 수 없이 한다.

난해시의 대표 격이라 할 수 있는
<오감도>의 작가 이상.

그리고 그가 쓴 소설 <날개>

그 속에는 두 개의 자아로 갈등하는 남자가 있었다.


무능력하고 무기력한 지식인의 자아와

현실 속 억압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어 하는 자아 사이의 분열

그 분열의 간극이 사라졌을 때 비로소 어깨와

겨드랑이 사이 그 어딘가에 숨겨져 있는 날개가

드러나면서 날아오를 준비를 하는 것이다.

날개를 달고 날아오르면 억압 속에서 벗어날 수 있으므로 간극은 하루속히 사라져야만 한다.


그리고는 생각한다.

과연 내 속에는 또 다른 욕구를 갈망하는

다른 자아가 존재하긴 하는 걸까?

현실에 안주하면서 남들만큼 살고 싶은 나와
이상을 좇으며 현실을 딛고 서려는 나.
그 어딘가에 있으려나...

시간은 흘러 여전히 나는 안주의 삶을

지탱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하나의 삶보다는 또 다른 나를 찾아 나서려는
여러 개의 삶을 사랑하고 싶다.
날개가 돋친 듯 나를 끌고 갈 수 있는 그 무엇으로.

오늘 밤도
겨드랑이가 간지러운 듯 벅벅 긁어대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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