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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란 May 24. 2023

백문이 불여일타 - 첫 번째 프로젝트는 스스로!

HRA/PA에 필요한 공통 역량(4)

백문이 불여일타 - 첫 번째 프로젝트는 누가 지시하지 않는다.

데이터 분석 또는 코딩을 배울 때 자주 듣거나 내가 직접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백문이 불여일타(百見而不如一作)이다. 백번 듣는 것보다 한번 작성해 보는 것이 낫다는 말이다. 결국 데이터 분석은 아무리 눈으로 보고 귀로 들어야 실력이 늘지 않는다.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해보아야 한다는 뜻이다. 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해 본 HRA/PA 담당자는 분석 실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업계에서도 인정받으며 복잡하고 어려운 현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대부분의 첫 번째 HRA/PA 프로젝트는 누가 지시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내가 이미 알고 지낸, 또는 새롭게 만난 데이터 분석가 거의 모두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누가 지시한다는 것은 조직이나 상사가 HRA/PA에 대한 니즈가 있고 중요성을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런 조직, 또는 상사는 드물다. 결국 HRA/PA 프로젝트의 문제 정의와 중요성을 부여하는 행위는 ‘스스로' 해야 한다. 그래서 HRA/PA 첫 번째 프로젝트는 모든 분석가에게 잊히지 않는 경험으로 남는다.


나에게도 첫 번째 분석 경험이 있다. 당시 1년간 진행하는 사내 MBA 과정을 담당하고 있었다. 사내 MBA 과정은 이론 중심의 MBA 과목과 경험 중심의 비즈니스 문제 해결 과목들로 구성되어 있었고, 시작과 종료 시점에 사업가 역량을 평가하는 Assessment Center를 실시했다. 나는 어쩌면 당연하게 생각될 법한 것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당시 사업가 역량 모델은 비즈니스 감각, 재무적 지식, 사람 관리와 같은 요소로 구성이 되어있었다. 그렇다면 경영학개론 과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은 비즈니스 감각이 뛰어날까? 인적자원관리 과제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은 사람은 조직의 이슈에 잘 대응하는 능력을 갖췄을까?


사내 MBA 교육의 목적이자 목표는 참가자들의 사업가 역량을 향상하는 것이기 때문에 누구도 이론에서 역량 평가로 이어지는 이 구조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았고, 당연히 역량 관련 이론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참가자가 해당 역량도 높을 거라고 여겼다. 그러나 나는 이 사실을 증명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각 참가자의 Assessment 점수를 분석하여 사내 MBA 시작 전 점수와 종료 후 점수를 비교하고, MBA 이론 과목의 점수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놀랍게도 이론 과목의 점수를 높게 받았다고 해당 역량이 무조건 높은 것은 아니라는 결론이 도출되었다. 아니, 사실 놀라운 사실이 아닐지도 모른다. 사업을 잘하는 사람이 경영학 이론을 줄줄 외며 방법론 중심의 사고와 행동을 할리 없는 것이다.


그러나 놀라운 사실이 아닌 이 증명이 사내 MBA 프로그램을 완전히 바꿨다. 이론 과목의 비중이 크게 줄어들고 실제 사업 감각을 기를 수 있는 실전형 프로젝트와 과목들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물론 나의 분석 결과 때문만은 아니다. 이미 이론 과목의 학습이 가져다주는 효과성에 대한 의문이 조금씩 생기고 있었기에 분석의 결과도 의미 있게 활용될 수 있었다.


사실 지금 생각하면 데이터 분석이라고 말하기도 민망한 간단한 기술통계를 활용했다. R이나 파이썬이 아니라 엑셀의 수식만으로 증명했던 분석이기도 했다. 나는 누구도 시키지 않았던 나의 첫 번째 HRA/PA 프로젝트를 통해 더욱 HRA/PA 분야에 빠져들었고 여전히 이때를 떠올리며 현장의 당연한 문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직접 해보는 것'이며, 여러분의 첫 번째 프로젝트는 여러분의 의지로 시작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다.




이 글은 출간 예정으로서 출간 후에는 글이 숨김 처리 되거나 일부만 공개될 수 있습니다.


image: https://unsplash.com/photos/5fNmWej4t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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