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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란 Aug 22. 2022

박카스를 마시면 더 우울해진대

그리고 우울증 약은 우울증을 유발한대

박카스를 마시면 더 우울해진다고 한다. 정말이지 좀 서럽다.


우울한 사람이 기력이라도 내보고 싶어서 피로회복제인 박카스라도 마셔보겠다는데 이것마저 우울감을 더 심하게 만들 수 있다니. 서럽고 억울하기까지 하다. 물론 박카스가 ‘우울증 환자를 더 우울하게 만드는 용량’은 카페인 500mg를 넘어가면서부터이다. 박카스 120ml 한 병에 카페인이 30mg니까 수치상으로는 17병부터 위험하다는 것이다. 즉, 박카스 10개짜리 한 박스를 옆구리에 끼고 다 마셔도 한참 모자라기는 하다.


'이 약을 과량 투여할 경우 우울증 환자를 더욱 우울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1회 용량이 카페인으로서 500mg을 넘지 않도록 한다.'라고 쓰여있다.


박카스를 17병이나 마실 일이 어디 있다고? 라면서 따지지 말자. 나의 요점은 그게 아니다. 세상엔 박카스 보다 더 어이없고 기가 막힌 부작용이 많다는 걸 말하고 싶다.


예를 들어 불안과 우울증에 작용하는 알프라졸람은 ‘매우 흔하게(10명 중 한 명 이상에게서 관찰)’ 우울증이 부작용으로 관찰된다. 뭐라고? 참나. 이번엔 공황장애에 자주 처방되는 클로나제팜을 볼까? 클로나제팜은 자살충동과 자살행동이 대표적인 제1 부작용이다. 거짓말 아니다. 검색해보면 금방 나온다. 공황장애를 막고 자살을 시도하게 해주는 대-단한 약이다.


이러한 종류의 약들은 정말 말문이 막힐 만한, 그야말로 어처구니없는 화룡점정의 특성이 있다. 계속 투여하면 의존성이 높아지고 함부로 중단하면 금단 현상이 발생한다. 여기서 말하는 대표적인 금단 현상은 자살충동이다. 물론 여러 가지 임상실험을 거치고 효과가 입증되어 엄격한 관리 하에 쓰는 것이긴 하겠다마는 마음을 복잡하게 만드는 효능과 부작용임은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박카스를 판매하는 약국이나 편의점, 우울증과 공황장애 약을 처방하는 신경정신과에서는 의존성과 금단 현상을 일일이 설명해주지 않는다. 이상한 일이다. 환자가 겁먹을까 봐 그러는지, 아니면 굳이 알 필요 없는 정보라고 생각해서인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우린 이런 거지 같은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기력을 회복시켜주는 약을 너무 많이 먹으면 우울해지고, 우울증을 낫게 해 준다는 약을 먹다가 우울해지고, 공황장애를 막아보려다 자살을 하게 되어버리는 그런 세상에 너와 내가, 우리가 살고 있다. 그러니까 결국 아프기 전에 자신을 돌보는 게 상책인 것 같다. 특히 우리의 마음과 정신이 힘들 때는 스스로를 알아서 잘 챙기자.


마지막 문장에서 드러나듯  글은 박카스 불매운동 글도 아니고 정신과 의약품에 대한 비판의 글도 아니다. 그저  살아보자라고 모두에게 보내는 응원일 뿐이다. 너무 거지 같아서 그냥 넘기기는 억울하니까 욕이나 한번 할까? 에이 X발. .




image source: 동아오츠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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