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기의 교육 - ① 교육의 목표
‘왜 이렇게 겁을 내지?’
어린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다 보면 간혹, 아니 사실은 대부분 학습태도에 대해서 아쉬울 때가 있다. 어린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뭔가를 배우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완벽하지 않으니,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아이들이 더 건강한 모습으로 배울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때, 아주 근본적인 질문을 하고 싶다.
"교육의 목표는 무엇인가?"
루소는 “자연의 목표”라고 이야기한다. 여기서 자연은 개개인의 성향을 말한다. 아이를 그대로 내버려두면 자연의 목표대로 아이가 자라는 것은 아니다. 방치하게 되면, 습관에 의해서 방해받고, 편견에 의해서 변질된다.
이른바 phonics라고 부르는, 영어 읽기는 대단치 않은 기술이다. 하지만, 그 기술을 익히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복잡한 매커니즘과 다양한 방식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river”라는 단어를 보자. 가장 극단적인 방식은 각각의 알파벳이 나는 소리가 있음을 알려주고, ‘r’은 [r]소리가 나고, ’v’는 [v]소리가 난다고 설명하는 방식이다. 또 다른 극단의 방식은 ‘river’는 그냥 [ˈrɪvər]라고 알려주는 것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기의 성향에 따라서 이 사이의 중간에서 학습방식을 정하게 된다.
긴장도가 높은 아이는 ‘river’를 보여주면서 [rɪvər]라고 읽으면, 불만족스럽다. 왜 그런지를 알아야 하는데, 무턱대고 기억하라는 점이 부담스럽다. 긴장도가 낮은 아이는 알파벳의 음가를 하나하나 가르치면 그 과정이 너무 지루하고 힘들다. 이때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가 스스로 깨우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필요한 것은 물어보면서 자기의 타고난 성향에 따라서 배우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아이들의 성향은 무시된 채 선생님의 성향이나 교재, 부모의 신념에 따라서 일방적으로 학습 방법을 강요받게 된다. 여기에서 많은 문제들이 생긴다. 대여섯 살의 아이들을 보면 대부분 수다쟁이이다. 자기가 본 세상이 얼마나 신비로운지를 부모들과 공유하고 싶어한다. 새롭게 알게 된 원리, 새로 할 수 있게 된 일들에 대해서 자랑하고 탐구한다. 그러던 아이들이 한참 배워야 할 중고등 학생이 되어서 배움에 지친 모습을 보면 아쉬움이 너무 크다.
“아이에게 자연의 습성을 지니게 함으로써, 또 언제나 스스로 자신을 지배할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의지를 가지게 되었다면 무슨 일이든 자기 의지대로 할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일찍부터 그가 마음대로 행동하고 가지고 있는 힘을 충분히 활용하도록 준비시키는 것이 좋다.”
«에밀»은 장자크 루소가 1762년에 발행한 책이다. 아주 오래전에 쓴 책이지만, 여전히 혹은 그 어느때 보다도 더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나는 영어학원 원장으로써 이 책을 여러 사람들과 다시 한번 같이 읽어보려 한다. 이 책은 5부로 이뤄져 있고, 각각 유아기, 아동기, 소년기, 청년기의 교육에 대하여 썼고 마지막 장은 결혼이라는 제목으로 끝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