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기의 교육 - ② 아이들의 욕구의 자연스러운 제한
얼마전 유튜브의 쇼츠를 보다가 인공지능에게 아이를 어떻게 망가트릴 수 있는지를 묻는 콘텐츠가 있었다. 인공지능은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쥐어주고, 편리함을 제공하고, 도파민에 중독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아이가 원하는 것을 가능한대로 주고, 안락하고 나약하게 만들어서 제한된 자유를 누리는 자신을 숭배하면서도 가짜 자유를 누리는 자신을 싫어하게 만들겠다는 끔찍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런 세상에 놓이게 된 것이 인공지능이라는 것을 알려주지 않고, '자유'라는 이름으로 행하겠다는 충격적인 마무리도 잊지 않았다.
"경험이나 힘의 부족이 법칙을 대신하게 해야 한다. 가지고 싶어한다고 해서 무엇이든 주어서는 안된다. 그것이 필요할 때에만 주어야 한다. 아이가 행동할 때, 복종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해서는 안 되며, 아이에게 무언가 해 줄 때, 아이가 지배받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해서는 안된다. 아이는, 자신의 행동에서도 당신의 행동에서도 똑같이 자유를 느껴야 한다. 힘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고 자유롭기 위해 필요한 힘, 그 힘이 부족할 경우에만 보충해 주어야 한다. 당신들의 도움을 일종의 수치로 받아들이고, 그러한 도움 없이 스스로 자기 일을 처리할 수 있기를 기대하게 하는 것이 좋다."
누구나 자신의 욕구를 쫓는다. 다만 그 욕망이 항상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상황과 실력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고, 따라서 욕망의 대상을 타협하거나 실력을 향상시키려 노력하게 되고, 결국에는 원하는 것을 상당 부분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런 삶의 이치는 아주 어려서부터 익혀야 한다. 다른 어떤 학습과목보다도 조기교육이 필요한 부분이다. 아이가 무언가를 원할 때 바로 준다면, 그것이 아이를 망치는 가장 빠른 길이다. 눈에 넣어도 안아플 아이들에게 뭔가를 안해주는 것이 해주는 것보다 더 어렵지만, 꾹 참고 아이들의 욕망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
한 일곱 살 아이가 생일 선물로 금 한 돈을 갖고 싶다고 했다. 당신이 부모라면 어떻게 하시겠는가?
아이는 나름의 이유를 갖고 있을 것이다. 또한, 경제적으로도 투자 가치가 있는 것이므로 아이에게 사줄 수도 있다고 이 아이의 부모는 생각했다. 하지만, 너무 비싸니 생일 선물과, 어린이날 선물, 크리스마스 선물을 모두 합쳐서 사주겠다고 했다. 아이는 갖고 싶은 것을 갖는 대신 자신의 인내를 넣어야 한다.
나름의 이유를 갖고 있는 아이에게 단순히 '어린 아이는 금을 가질 필요가 없어'라고 부모가 법칙을 만들지 않아도 되었고, 아이는 나름의 노력(인내)을 하였으므로 부모에게 복종한다는 생각을 갖지도 않았다.
아이가 영어책을 읽고 있을 때, 고민없이 단어의 뜻을 물어볼 수 있다. 당신이 부모라면 어떻게 하시겠는가?
책을 한 번 보고 쉬운 단어라면 바로 뜻을 대답해 줄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면 아이를 교육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잃게 될 수도 있다. 문맥을 통해서 단어 뜻을 추론해볼 수 있는 경우라면 아이에게 물어볼 수 있다.
"너는 이게 무슨 뜻 일것 같아?"
맞는 답을 말한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때는 한번쯤 같이 추론하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다. 지금까지 읽은 내용을 천천히 확인하면서 같이 뜻을 고민해보고 아이 스스로 뜻을 미루어 짐작하도록 연습시켜야 한다. 귀찮고 힘든 일이다. 단순히 뜻을 알려준다면 편하겠지만, 우리는 아이가 단순히 단어 하나를 배우기 원하지 않는다. 맥락을 파악하면서 글을 읽는 법, 모르는 단어의 뜻을 추론하는 용기, 스스로 해결하는 즐거움을 갖는 경험을 얻기 바란다.
학원에서 아이들은 질문한다. 질문은 다 좋은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특히, 알 수도 있는 것을 확인하는 질문을 많이 한다. 예를 들어, "birds가 새 맞죠?"라고 묻는다. 이 아이는 birds가 새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고, 문맥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런 질문을 자주 한다면, 이 아이는 불확실성을 필요이상으로 피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고, 스스로를 잘 믿지 못하는 의존적인 사고를 한다고 할 수 있다. 꾸준하게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경험을 하게 하여, 사고의 자존감을 높여주어야 한다.
세상 일은 쉽지 않다.
어른들은 아이에게 그것을 알려줄 의무가 있다. 원하는 것을 다 가질 수도 없고, 모든 어려움을 피할 수도 없다. 아이가 험한 세상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주려면, 아이가 스스로 자유로움을 가질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도와주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루소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이번 글을 끝낸다.
"아이를 불행하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무엇인지 당신들은 아는가? 그것은 아이가 가지고 싶어하는 것은 무엇이든 언제나 주는 것이다. 쉽게 욕망이 충족되므로 아이의 욕망은 끊임없이 커져, 결국에는 당신의 힘이 미치지 못하게 되어 거절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런데 거절에 익숙하지 못한 아이는, 원하는 것을 가지지 못하게 된 것보다 거절당한 것을 한층 더 괴로워하게 된다. 그는 처음에 당신이 가지고 있는 지팡이를 원한다. 다음에는 시계를 원한다. 다음에는 날고 있는 새를 원한다. 하늘에서 반짝거리는 별을 원한다. 보이는 것은 무엇이든지 원한다. 신이 아닌 당신이, 이와 같은 아이의 욕구를 모두 충족시켜 줄 수 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