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행위이론과 범죄발생 환경

by Sherlock Park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유독 범죄가 잘 발생하는 장소들이 있습니다.

밝은 곳보다는 어두운 뒷골목이 그럴 테고요.

CCTV가 많은 곳보다는 부족하거나 없는 곳이 더 그렇겠지요.

매장의 물건들도 점원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의 것들이 더 잘 없어지지요.


물건도 그렇습니다.

누구나가 갖고 있는 모나미 볼펜은 잘 없어지질 않지만 값비싼 볼펜은

화장실 다녀오면 사라져 있기도 합니다.

한국에선 카페에 노트북을 두고 어디를 다녀와도 누가 가져가질 않지만

이곳 유럽은 그렇지 않다고 하네요.


사실 우리는 범죄자와 비범죄자 사이에 명확한 선을 그어놓고 싶어 합니다.

누가 한 번이라도 교도소를 다녀왔다면 그 사람은 같이 어울려서는 안 되는

다른 영역의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고요.

하지만 오늘 살펴볼 '코헨(Cohen)'과 '펠슨(Felson)'의 '일상행위이론(Routine activities theory)'

에서는 누군가가 범죄의 기회가 있으면 범죄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범죄를 발생하게 하는 세 가지 요소로 '동기부여된 범죄자(motivated offenders)',

'적절한 타깃(suitable targets)', 그리고 '감독의 부재(absense of capable guardians)'를

들었습니다.

감독의 부재라는 말이 조금 어렵게 들리는데요.

아이를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려면 아이의 부모랄지 유치원 선생님이 주위에 없어야 할 테고요.

어떤 장소에서 범죄를 저지르려면 그곳에 CCTV가 없어야 범죄를 저지르기 용이하겠지요.

즉, 범죄에 대하여 적절한 감독이 이루어지지 않아야 범죄가 발생한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또한 그들은 적절한 타깃은 가치가 있어야 하고, 눈에 잘 띄어야 하고, 접근이 가능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이론의 이름이 '일상행위이론'인지 궁금해하실 텐데요.

사회구성원의 일상행위의 변화가 범죄율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과거 여성의 역할이 집안에서 살림을 하는 것에 국한되었다면 지금은 여성, 남성 할 것 없이

모두 직장생활을 하지요.

그러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낮 시간에 집이 비게 되고 그러면 그만큼 범죄 발생률이 증가하지요.

범죄에 대한 감독이 부재하니까요.

다른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핸드폰이 처음 등장한 초기만 해도 몇몇 사람들만 가지고 다녔는데 지금은 핸드폰이 없는 사람이 없지요.

이제는 핸드폰뿐만이 아니라 스마트워치 등등 핸드폰과 연계된 전자제품들도 사람들이 많이 가지고

다니고요. 이처럼 지난 몇십 년간 사람들의 일상행위에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요.

이러한 물건들은 몇천 원 안 되는 볼펜에 비해선 더 비싸고 가치가 있지요. 그만큼 범죄의 타깃으로 더 적절하고요.


일상행위이론을 접하고 나서 어떤 생각이 드셨는지요?

너무나 당연한 내용을 말하는 것 같다고 생각하셨나요?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는데요.

무엇보다 저는 이 이론의 가치는 크게 두 가지 부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범죄를 관리의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인데요.

그 이전에는 범죄자에게 초점을 맞추어 범죄자만 잘 분석하면 범죄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요

이제 이 이론을 통해 잠재적 범죄자가 어떠한 사람이든지 간에 범죄자가 관심을 가질만한 타깃을

잘 관리하고 적절한 감독을 잘 설정하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고 본 것이지요.

위에서도 조금 언급했지만 이제 곳곳에 감시카메라나 CCTV 설치를 확대해 나가면서

범죄를 본격적으로 관리해 나가기 시작했지요.


또 하나, 이 이론의 가치는 범죄자와 비범죄자를 가르는 강력한 이분법에 문제제기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이론 자체도 범죄 발생에 있어서 범죄자 개인의 특성에 큰 가치를 두고 있지 않고요.

범죄자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

범죄를 저지르기 좋은 적절한 환경이 만들어지면 누구나 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 이 이론이 가지는

또 다른 의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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