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아포칼립스 : 법인 돈은 네 돈이 아닙니다 ②
많은 스타트업 대표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아직 작아서 규정 같은 거까진 못 챙겨요.”
“CFO나 회계팀 들어오면 그때 정리하죠.”
하지만 그 ‘그때’는 대부분,
문제가 터진 다음에야 찾아옵니다.
법인 카드 사용 규정도 없고,
승인 프로세스도 없으며,
지출 기준도 애매한 상태에서
“대충 다 처리돼요”라는 말이
슬랙에서, 회의에서, 식사 자리에서 반복됩니다.
출장 식사비를 교육비로 돌리고,
개인 간식비를 복지비로 바꾸고,
대표 본인 교통비를 직원 이름으로 법인카드 결제합니다.
회계 항목을 ‘돌리면’ 된다고 믿습니다.
서류만 맞추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찔리는 순간, 이미 문제가 시작된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자금 권한을 초기 고인물에게 맡긴다는 점입니다.
“얘는 나랑 오래 일해서 믿을 수 있어.”
하지만 실제로는 누구도 그 사람의 집행을 검토하지 않고,
모든 요청이 ‘구두 확인’과 ‘관계성’으로 정당화됩니다.
자금은 곧 권력입니다.
그 권력을 친한 사람에게 맡겼다는 건,
투명성과 통제를 포기하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어느 날, 법무법인이 요청한 내부 감사 자리에서
담당자가 묻습니다.
“작년 마케팅비는 실제 어떤 활동에 쓰였죠?”
침묵.
누군가는 말합니다.
“예전 팀장이 다 정리했었는데 지금은 퇴사했고요…”
이건 회계의 문제가 아닙니다.
경영 윤리가 없었다는 증거입니다.
스타트업은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빠르게'와 '함부로'는 다릅니다.
그 속도는 윤리를 무시할 이유가 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