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윤리 : 성장하지 못하는 회사에는 이유가 있다 ②
‘초기멤버 프리패스’가 만드는 정치
새로운 사람은 회사를 관찰합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느껴집니다.
누가 회의에서 먼저 말하는지, 누구의 말에 리더가 반응하는지, 조직 안에서 누구의 말이 ‘공식’이 되는지.
고인물은 말을 많이 하지 않습니다.
대신 이모지를 쓰고, 눈빛을 주고, 슬쩍 농담처럼 말합니다.
“그 방식은 좀 답답하지 않나?”
“전에 있던 회사 얘긴 좀 줄이는 게 어때요?”
“그건 우리가 안 해본 방식인데…”
그 말 한 줄로 사람은 침묵합니다. 그리고 정치가 시작됩니다.
리더는 그게 정치인지 인식조차 못합니다.
“그냥 다들 솔직하게 얘기하는 거지.”
“서로 편하게 피드백하는 건 좋은 거잖아.”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거 아냐?”
하지만 그 ‘피드백’은 항상 신입과 시니어에게 향하고, '편하게 얘기하는 분위기’는 항상 기존 멤버에게 유리하게 작동합니다.
텃세는 사내정치와 다릅니다.
더 오래된 사람이 ‘기본값’이 되는 구조입니다. 무언의 권력, 침묵의 평가, 그리고 견디는 사람만 남는 분위기.결국 구조를 바꾸려는 사람은 떠나고, 기존 질서를 지키려는 사람만 남습니다.
이런 구조 속에서, 채용은 반복됩니다.
문제를 해결해줄 거라 믿었던 경력자들은 문제의 일부로 취급당하고, 결국 이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립니다. 남은 자들은 말합니다.
“우리는 좀 특이한 문화야.”
“우리가 잘 안 맞았던 것 같아.”
하지만, 그 말은 이렇게 들립니다.
“우린 바뀌고 싶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