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바꾸는 태도에 대해서

by 산에태양


회사 앞에 작은 카페가 있다.
매일 아침, 출근길에 들르는 곳이다. 커피 맛은 무난하고 동선도 편하다. 그런데 그곳에는 늘 마음을 무겁게 만드는 사람이 한 명 있다. 목요일과 금요일을 담당하는 점원이다. 그는 언제나 인상을 쓰고 일한다. 주문을 받을 때도, 커피를 건넬 때도 표정이 거의 변하지 않는다.


이상하게도 그가 근무하는 날이면, 커피를 받아 들고 나오는 순간부터 기분이 가라앉는다. 별일이 없어도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어느새 ‘오늘은 그냥 다른 데 갈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그 사람을 그렇게 규정해 두고 있었다. 무표정한 사람, 불친절한 사람, 가고 싶지 않은 이유.


어제 어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이 이야기를 꺼냈다.
어머니는 잠시 듣고 계시더니 뜻밖의 말씀을 하셨다.
“내일은 네가 먼저 반갑게 인사해 봐라. 들어갈 때도, 나올 때도. 커피 받을 때는 고맙다고 말하면서 활짝 웃고.”


너무 단순한 조언이라 순간 대답을 망설였다. 그래도 마음 한켠에 남았다.
그래서 오늘, 그대로 해봤다.

문을 열고 들어가며 먼저 인사를 했다.

주문을 하고, 커피를 받을 때는 고맙다는 말과 함께 웃었다.
그리고 나올 때도 다시 한 번 인사를 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그 무표정하던 점원이, 정말로 활짝 웃으며 인사를 해주는 것이 아닌가.
억지스러운 미소가 아니라, 얼굴이 환해지는 웃음이었다. 그 순간, 카페 안의 공기 자체가 달라진 것처럼 느껴졌다.


카페를 나와 회사로 걸어오는 동안, 머릿속에 생각이 가득 찼다.
지금까지 그는 나를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나 역시 무표정한 얼굴로, 바쁜 척하며, 그저 커피만 받아 들고 나가던 사람은 아니었을까.
혹시 내가 먼저 벽을 세우고, 그 벽을 보고 ‘저 사람은 원래 저래’라고 단정 지은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은 자연스럽게 태도로 이어졌다.
내가 바꾸지 않았던 것은 그 사람이 아니라, 나 자신의 태도였다는 사실.
그 사실이 조금 부끄럽게 느껴졌다.


태도는 말보다 빠르고, 생각보다 깊다.
상대의 태도는 종종 나의 태도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세상을 바꾸겠다는 거창한 결심이 아니어도, 하루의 공기를 바꾸는 일은 의외로 단순할 수 있다.


오늘 아침의 커피 한 잔은,
사람을 바꾸는 이야기가 아니라
나를 바꾸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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