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천문학도 May 09. 2024

제 3화 우등생 학원에서의 성장기

엉덩이 힘과 추억


인터넷 강사는 말한다."공부를 할려면 엉덩이 힘이 필요해요"


그래,나는 엉덩이 힘이 필요했다.

투니버스를 보고 있는 순간에도 난 옆으로 누운 상태로 봐서 내 엉덩이는 바닥에 항상 떨어져 있었다.


의자에 앉아있는 건 굳이 공부를 하지 않아도 힘든 일이였다.그런 성향을 가진  학생이 가만히 앉아서 공부를 할려고 하니 온 몸이 어색함을 견디지 못했다.


그래도 집이라는 환경에 벗어나서 학원으로 출근했다.

학원에서는 공부하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있어서 집중력이 집에 비하면 뛰어났다.


일단 문제 풀면 답만 나오는 수학,수업이 재밌는 수학,수학을 잘하는 친구를 보면 동경의 대상이였기에 나는 열심히 기본문제부터 풀었다.


웃긴건 기본 문제는 풀었지만 그 뒤에 응용 문제는 문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언어적인 능력도 뛰어나지 못했지만..문제를 풀다보니 이해력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아니면 교무실에 있는 원장선생님를 괴롭히며 문제가 뭔소리인가요? 여쭈어보았다.


어김없이 욕을 들어가며 내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원장선생님이 나의 모습에 진기하게 여겼다.

"저 녀석이 미쳤나..갑자기 왜 공부를 하지.."


항상 수학 시험을 보면 50-60점 정도 나오는 실력이였기에 '꼴찌의 반란'이였다.


학원에서 푸는 수학책 제외하고 방학때 새로 얇은 수학책을 사서 그냥 닥치는대로 풀었다.풀다 보니 의도치 않게 문제의 형태는 다르지만 다 똑같은 내용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자연스레 문제 푸는 속도는 늘어났지만 한가지 큰 문제가 생겼다.바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였다.


처음에는 그냥 답안지를 봤었지만 기분 나쁜 패배감이 들어 답안지를 안 보고 2주정도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교에서 집 오는 길,집에서 학원 가는 길,밥 먹을 때,생각의 틈이 있을때마다 난 수학 귀신이 되었다.


진짜 오랫동안 고민해서 해결한 문제들도 많았지만 그렇지 못한 문제들은 결국 원장선생님에게 헬프를 쳤다.


어려운 문제라고 웃으면서 포기하라고 했지만 내가 자진 미소보다 더 값진 미소를 내게 선사하셨다.


자연스레 엉덩이 힘은 길러졌고..몇달 지나지 않아

보는 시험마다 거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한번 공부를 잘하게 되니 그 성취감이 나를 쉽사리 놓지 않게 되었고 더 열심히 하게 되었다.


그리고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처음으로 수학과목으로 전교 3등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갑자기 초등학교 때 같은 반이였던 여자아이가 반으로 찾아오기도 했다.

"너가 그렇게 수학을 잘한다는데"


이래서 사람들이 전교 몇등하면 기분 좋다는데 이런 느낌인가 실감하게 되었다.


맨날 학원에서 문제 풀면 안 풀린다고 짜증내고 쉽게 포기하던 학생이였는데 학원을 그만둘때쯤 되니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다.


성적표가 나오자마자 나는 하교 뒤,학원으로 뛰어갔다.

그리고 그렇게 잘난 성적표를 원장선생님에게 선사하였다.


원장 선생님은 주차 키로 귓구멍을 긁어대며

웃으면서 말씀하셨다.


"잘했다."


한번 잘해본 경험이 지금까지도 나에게 냄새로 남아있다.그래서 무언가 새로운 일이 생기면 일단 그런 생각부터 한다.


"난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난 남들보다 뒤늦게 공부라는 녀석과 친해지기 시작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