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북 브런치

나의 그림판

by 김도형


내게 브런치는,

서구식 아점 -> 글 쓰는 매거진 -> 소통하는 다락방 -> 스케치하는 그림판으로 진화하는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최민진 작가의 드로잉 작품을 보고 옛날 미술에 대한 꿈이 살짝 살아났다. 최 작가에게 4b 연필을 장만해야겠다고 했더니 응원하겠다고 답글이 왔다. (그러나 아래 그림들은 책상 위에 있던 사인펜을 사용해서 그렸다)


그러나 더 현실적인 작업은 방다락 작가의 프로필 사진이 자필 스케치로 두 번이나 바뀌는 것을 보고 실행을 결심했다.

(방다락님은 분명 다락방에서 필명을 만들어냈을 것이다. 그것도 외딴 다락방이 아니었을까? 그의 그림과 글에서는 먼바다의 섬이 보인다. 그 섬이 아련하여 그의 페이지를 자꾸 열어보게 된다.)


브런치에는 여러 직업과 취미를 가진 분들이 많다. 그들로부터 소소한 간접 체험의 즐거움을 얻는다.

물론 전문적인 미술 작품 소개와 비평을 선보이는 작가도 있다.

그러나 브런치에서는 프로가 아닌 이들의 순수한 싱그러움을 여기저기서 찾아볼 수 있다.

글 쓰는 즐거움만큼이나 읽고 발견하는 기쁨이 크게 다가온다.




화가들의 작품 중에서는 자화상이 특별히 눈에 들어온다.

자화상에는 독특한 화풍뿐만 아니라 얼굴의 표정과 눈동자의 깊이가 드러난다.

자화상 앞에 서면 작가의 영혼을 볼 수 있을 것만 같다.



핸드폰 속에서 괜찮은 사진을 찾아보았다.

역시 마음에 딱 드는 것은 없었다.

적당하면 되겠지, 삶처럼.

다행스럽게도 바이러스 덕분에 마스크를 쓰게 되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눈 속에서 피는 꽃이 복수초다.

보통 노란색 꽃을 피우며 꽃말은 동양에서는 영원한 행복(서양에서는 슬픈 추억)이다.



아직 직접 본 적이 없는 복수초는 어느 여인의 한이 서려서 피는 줄 알았다.

알고 보니 복과 장수라는 최고의 행운이 깃든 이름의 꽃이다.

굳이 한자로 이름을 쓴 이유이다.

설련화라는 이름이 더 낭만적으로 들린다.

사실 어느 한 존재의 슬픈 감정이 담긴 이름이 아니라는 것을 안 순간 살짝 실망감도 들었다.


실제 꽃잎 모양은 원을 그리면서 가지런한데 그리다 보니 볼품이 없어져 버렸다.

그러나 이맘때 의미 있는 꽃으로는 제격일 것만 같다.


복수초 그림 보고 한번 웃으시기 바란다.

그리고 눈 속의 연꽃이란 이미지도 그려보시기 바란다.

그러면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꽃의 요정이 새해 첫날부터 행운을 팡팡 터뜨려줄 수도 있겠다.


지금은 음력으로 신축년 새해 첫날을 두 시간 앞둔 경자년 마지막 날 오후 10시이다.


자유로운 콩새님의 표현처럼


새해를 축하드립니다!




* 표지 사진은 다음 백과에서 가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