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드로잉

by 김도형



선을 긋는 것은

시간을 훔쳐내는 일이었다



허락도 없이 세워낸

백 년에 이른 나무의 일생



느티나무는 허리를 굽히고

수많은 손가락으로 공중을 움켜쥐었다



한순간 산까마귀는 기류를 타고

도화지 밖으로 날아갔다



살아있는 것들로

종이 장을 모두 채워 넣는 것은 과욕



펜이 닿지 않는 산 아래에는

사람들이 바다로 출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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