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야 할 사랑

by 김도형



버려야겠다
사랑을



사랑은 신들의 영역
그것은 인간에겐 허락되지 않은 최후의 성배
그 금단의 열매에 손을 대는 순간
저주가 내린다



가뿐 숨으로 허덕이는 사람들아
사랑의 고통은 사람에게서 오는 것이 아니라네
그것은 신들의 불타는 질투가 빚어내는 것일 뿐



신들의 계략을 간파해야 하나니

사람들로 하여금
서로 미워하게 함으로써
사랑을 소유하지 못하게 한다



사랑은 신이 가진 최후의 권력



반신반인
두 개의 운명을 가진 인간은
온전한 사랑을 차지할 수 없다



어쩌지 못할
사랑을 버려야겠다



뜨거운 마그마로
청춘의 골짜기가 다 탔지만
여전히 손에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누가 내게 가르쳤던가
사랑을



더 이상 이룰 수 없는
사람에 대한 사랑
이젠 버려야겠다



신들의 아지랑이
그 사랑을
후회와 함께
묻어버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