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때 하루하루 젊어갔다
영원이라는 착각 속에서 괴로웠다
그래서 때로는 삶을 버리고 싶었다
간신히 검은 터널을 구르는 요령을 익혔을 무렵
그만 하루하루 늙어가고 말았다
쓸모없이 돈만 먹는 곳인 줄 알았던
병원이 어느 날 내게 말을 걸어왔다
- 별일 없지? 문득 걱정이 되길래...
그날 이후로 한동안 대형병원에서
무덤 같은 시간을 보냈다
친구는 별 일 아닐 거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여러 클리닉을 전전한 후
이전에 권했던 병원으로 결국 되돌아왔다
나는 그 건물 특유의 냄새까지 기억했다
다른 이유로 내가 겪었던 험한 여로 앞에
창백한 표정으로 친구가 다시 서 있었다
비장한 각오를 다질 새도 없이
한 순간에 우리는 황량한 광야로 밀려나 있었다
어두운 천막 위에 어머니의 얼굴과
그리운 이들의 이름이 어른거렸다
별빛조차 위로가 되지 않던 그때
그 아무라도 곁에 있어야만 했다
삶이라는 거울이 깨지지 않도록
비추임을 주는 그 누군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