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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형 Sep 18. 2021

성묘 가는 길


한가위 가을빛이 적당하여


작은 산길 그늘마저 예쁘다


할아버지 앞장서시


아버지 뒤를 따르던 오솔길


어느덧 양지에 누우신 두 분을 뵈러


형님과 함께 그 길을 다시 오른다


간밤 비로 말끔히 단장한 숲


젖은 솔잎 위 발자국 소리조차 고요하


산소 그늘진 곳 낙엽을 손으로 쓸어내고


부모님 묘소 잔을 올리자


바람도 없는데 가슴이 출렁이 만다


한 잔 더 올려 음복하고


올려다본 


하늘은 어찌 그리 높은 것인지


한때의 푸르름을 지나


조촐 차림으로 계절을 마무리하는 


산 아래 길 끝에는


코스모스 꽃잎이 내려앉 시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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