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의 아침

by 김도형



먹지 못할 때

우리는 음식의 의미를 되새깁니다

혀가 목을 막아 먹을 것을 거부할 때

그간 음식의 노고를 생각합니다


먹어 치우는 것이 아닌

마주대함의 대상으로

네가 내가 되고

또다시 내가 너 되는

그 원초적인 관계를 상기합니다


무엇인가를 이룬다는 것은

다른 무엇인가를 잃는다는 말


먹거리의 의미를 상실할 때

나 자신의 형상도 소실되었습니다


이제야 비로소

한 줌의 곡물이

맛이 아닌 생명으로

돌아오는 길을 아프게 지켜봅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