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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형 Nov 07. 2021

슬퍼할수있는힘


별과별사이에만있는것은아니다

무중력

그곳에서는

딛고버텨일어날일도없이

모든것이흘러간다

한번속력을얻으면그뿐

영원처럼긴궤도를돌아간다


눈물샘조차말라붙을때쯤

왜슬펐는지를생각하게된다

그러면

달덩이처럼뚝떨어져

신비롭게빛나는슬픔을바라보며

삶의대지는

비로소비에젖지않게된다


슬픔의기간은또다른축제

그계절이지나면

다시건조하고청명한날들뿐

그러니쓰라린축배도기꺼받아들어야한다


중력이깨지는순간은

마음바닥이훤히드러나는때

정오의햇살이소리없이심연을밝히는시간


그때를위하여

슬퍼할수있는힘이필요하다


힘이클수록

절망의두레박도깊게드리워

태초같은어둠을퍼올려서

푸른바람에말려펼쳐보아야한다


슬픔만이할수있는일을폄훼하지않기로하자

그녀의지팡이로

바다의물과아랫물이한바탕뒤섞이는것을

경건하게바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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