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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형 Nov 28. 2021

금빛 눈물


은 검은 융단을 깔아 달의 여신을 청하였다

그녀는 밤이 외롭지 않도록

매번 황금색 눈동자로 현신하였다


여신은 천천히 밤의 계단을 하나씩 밟아

마침내 하늘 꼭대기까지 올랐다가

소리없이 반대편으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그리고 은은하게 가는 눈을 떳다가 

어느샌가 동그란 눈으로 빛을 쏟아냈다


오늘밤엔 여신의 눈물이 하늘에 걸렸다

샛노란 아랫 반원이 검은 강 위로 떠올랐


지구 그림자로 머리에 스카프를 쓰고

절반의 표정으로 슬픈듯 웃었다


엄마는

너희랑 딱 삼년만 더 살았으면 좋겠다고

속삭이듯 말씀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아기가 잠자듯 조용히 눈을 감았다


형제들 중 유난히 오래 젖을 먹었다고도 했다

난 그토록 엄마 품을 떠나고 싶지 않았


11월의 늦은 밤

한 방울의 눈물로

꿈길을 황금빛으로 셔주는 여신


그녀의 검은 망토 위에 작은 무리 군단이 반짝였 



* 시작 노트 :

언제나 내겐 엄마인 존재!

지금이라도 꿈 속에나마 만날 수 있다면

첫 마디는 역시 엄마 ~ 일 뿐이다.

월식,

하늘에 그렁그렁 매달린 방울 속에

엄마의 얼굴이 아른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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