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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형 Dec 05. 2021

밴쿠버에 첫눈이 내리면

박지향 님의 댓글을 읽고


첫눈이 내리면

세상은 밝아지겠다


한 해를 건너오느라 지친 나무들 위로

눈이 처음 내려앉으면

설레는 위안이 생겨나겠다


바람이라도 불어

앳된 눈발이 날리면

사라진 고향집 전경이 살아나고

헤어진 동무의 얼굴도 그려지겠다


사람의 일이란 후회를 동반하는 것


상처를 안고 첫눈을 맞이하

서러운 눈물도 맺히겠다


눈이

소복이 내려 쌓이

쓸쓸한 이국 도시의 낯선 이름들

그저 마냥 반갑겠다





* 박지향 님은 <발자국>의 댓글에서 밴쿠버의 첫눈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첫눈답게 금세 녹아 사라져 버렸다고 했다.

큰 바다 건너 이국의 도시에 내리는 첫눈.

전경을 상상하자 설렘이 일어났다.

님의 묘사는 때로 눈을 크게 뜨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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