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에 첫눈이 내리면
박지향 님의 댓글을 읽고
첫눈이 내리면
세상은 밝아지겠다
한 해를 건너오느라 지친 나무들 위로
눈이 처음 내려앉으면
설레는 위안이 생겨나겠다
바람이라도 불어
앳된 눈발이 날리면
사라진 고향집 전경이 살아나고
헤어진 동무의 얼굴도 그려지겠다
사람의 일이란 후회를 동반하는 것
상처를 안고 첫눈을 맞이하면
서러운 눈물도 맺히겠다
흰 눈이
소복이 내려 쌓이면
쓸쓸한 이국 도시의 낯선 이름들도
그저 마냥 반갑겠다
* 박지향 님은 <발자국>의 댓글에서 밴쿠버의 첫눈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첫눈답게 금세 녹아 사라져 버렸다고 했다.
큰 바다 건너 이국의 도시에 내리는 첫눈.
그 전경을 상상하자 설렘이 일어났다.
님의 묘사는 때로 눈을 크게 뜨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