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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형 Jan 21. 2022

사랑이 시작되면


사랑이 시작되면 상처가 생겨나네


그러므로 연인들이여

짧은 사랑을 아쉬워하지 마라

사랑 후엔 지우기 어려운 낙인이 남으리니


혹은 뜨거움이 사라졌다 하여 서운해마라

적당히 식지 않으면

남은 삭정이마저 타버리고 말테


마침내는 다정함을 잃지 마시라

차갑게 식어 버리면 기어이 깨어지고 마니

연민으로 따뜻하게 대하라

그것이 서로를 무너뜨리지 않는 법


그러나 벼락같은 불이 떨어져 내려

화염이 숲을 집어삼키고 나면

해를 지나 새 순이 돋기까지

타버린 가슴을 끌어안고 있어한다


사랑은 상처로 장식하여 검게 빛나는 꽃

누구나 비릿한 피 냄새를 피하지는 못하리


아, 사랑의 끝은 이별이 아니라

버리지 못할 아픈 흔적이라네




* 늘 그렇지는 않지만 사랑의 끝은 잔인하다.

사랑의 열기에 한 생이 한 줌의 재로 변하기도 한다. 그 뜨거움이 부럽기도하고 한편으론 두렵기도 하다. 그러나 인간의 역사는 그 힘에 의지한 바가 크다.

그 사랑의 힘이 어느새 가슴에서 멀어져간다.

모두 것이 사라지기 전에 한번 더 사랑의 노래를  불러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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