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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형 Apr 29. 2022

달의 변신


계절이 던져 시간은 잔인했다


한밤중이면 봄바람도 물러서고

꽃봉오리는 자주 움츠러들었다


소나무 아래 진달래는

희미한 핏빛으로 고개를 돌렸


불순한 열기가 사람들을 부추겼다


땅의 경계는 허물어졌고

보이는 적과 보이지 않는

모두가 번뜩이는 살기를 내뿜


희망의 그림자조차 찾을 수 없는 폐허


하지만 불현듯

더 이상 꽃 피우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오리니

그때는 눈물도 쉼을 얻을 것이다


이제  바뀌어 

처녀가 여왕이 되면

낡은 공포를 딛고 일어나

푸른 잎으로 온 산을 감싸 안을 테니





* 이렇게 오지 않은 오월을 호명하며

가는 사월을 재촉하는 것은

한편으로 어리석은 일이다.

그러나 고통이 길면 삶도 일그러진다.

개인과 지구 공동체의 운명에 맞닥친 난관이 조속히 극복되길 소망해본다,

혼돈의 계절, 사월의 끝자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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