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마 신화 속 음악의 신은 사냥에도 능했던 아폴론이다. 그는 사냥에서 휴식을 취할 때는 활에 줄을 매어 음악을 연주했다. 그 낭만의 끝판왕 신이 연주했던 악기가 하프의 원형이다. 지금도 신화와 관련된 회화에는 작은 하프가 단골로 등장한다.
피아노는 손으로 줄을 퉁기는 하프나 활로 줄을 마찰하는 바이올린과는 다소 다른 현악기다. 손가락으로 건반을 두드려 해머가 줄을 때려야만 비로소 소리가 나는 타현악기인 것이다.
며칠 전에 피아니스트 임윤찬(18. 한국예술종합학교)이 제16회 밴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로 우승했다. 임윤찬은 6명이 오른 결선에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C단조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D단조를 연주하며 월등한 기량으로 우승을 거머쥐었다.그는 10만 달러에 이르는 상금과 음반 제작과 미국 투어 후원을 받는다.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은 2번이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에 비해 덜 알려진 협주곡 3번은 스케일이 크고 특유의 서정과 화려한 테크닉이 돋보이는 특징이 있다. 임윤찬의 신들린 듯한 협주곡 3번 연주는 청중들의 엄청난 환호를 이끌어냈다)
우승자 임윤찬(가운데)과 2위 러시아의 안나 지니어스헨 (왼쪽)과 3위 우크라이나의 드미트리초니(오른쪽)의 수상 기념 사진
밴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는 세계 3대 음악 경연대회로 꼽히는 쇼팽 콩쿠르,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 버금가는 북미의 대표적인 피아노 콩쿠르다. 이 대회는 1958년 제1회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한 밴 클라이번을 기념하며 4년마다 개최되고 있다.
2017년에 개최된 직전 대회에서는 우리나라의 선우예권이 우승했다. 이번에 임윤찬이 우승하면서 한국 피아니스트가 대회를 연속으로 석권하는 기록을 세웠다.동시에 임윤찬은 세계 클래식 팬 3만 명이 투표한 <청중상>과 현대곡을 가장 잘 연주한 피아니스트에게 주는 <비벌리테일러스미스 어워드>까지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