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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술램프 Aug 30. 2020

당당한 걸음

               - 맏이라서 힘들었어

 날이 춥지 않아도 어깨를 잔뜩 움츠리고 걷는다. 당당한 사람은 항상 등을 꼿꼿이 세우고 어깨를 쫙 펴고 걷는데 나는 그러지를 못한다. 




  당당한 사람을 보면 부럽다. 당당함은 자신감에서 나오는 것이고, 자신감은 주위의 인정으로부터 나온다. 칭찬을 받은 기억이 없다. 무언가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했을 때는 동생만도 못하다고 꾸지람을 받았는데, 칭찬의 말은 들어보질 못했다. 맏이가 당연히 그래야지, 맏이가 잘해야 집안이 잘되지를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다. 잘하지를 못해서, 잘하는 게 없어서 특별히 대접받는 맏이도 아니었고, 자랑할 만큼 특출하지 못한 지극히 평범한 나는 그저 그런 아이에서 그저 그런 어른으로 자라났다.




  나의 장점 서너 개쯤 순식간에 답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아직도 나는 내세울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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