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역사교육 Note: 초창기 #2
2022년 3월,
다시 대학 학기가 시작될 달이 다가왔다.
여전히 코로나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아서
2021년과 다름없이 온라인으로 학기를 시작했다.
필자는 이 무렵부터 여러 사회적 역할을 갖고 싶었다.
무슨 말이냐면, 대학교 수업만 듣는 게 아니라
겨울방학 때 했던 검토 업무처럼
사회에 발을 들이는 경험을 하고 싶었다는 뜻이다.
대학 새내기 생활의 재미도 몰랐으니,
사회 경험에서 대신 재미를 찾으려 했다.
한편, 검토 업무는 아직 끝난 상태가 아니었다.
그런데 문제는 개강이 코앞이다.
집에 박혀서 수업을 들어야 하는데,
오프라인으로 검토 업무를 하는 건 어려웠다.
그래서 저자는 다른 형태의 업무 방법을 제시했다.
업무 자체를 '온라인'으로 하는 것이었다.
이런 방식으로도 일할 수 있다는 걸 처음 깨닫던
순간이었다.
그렇게 3월 초까지는
온라인으로 대학 수업을 들으면서
동시에 온라인으로 검토 업무를 잠깐 했던
두 가지의 사회적 역할을 가졌던 시기였다.
처음 검토 업무를 했을 때,
저자가 이름하고 연락처를 물어보셨다.
그리고 오픈채팅방이 개설되었는데,
여기서 업무와 관련한 소통을 조금씩 했었다.
온라인 검토 업무를 위해
저자가 원고를 pdf 파일의 형태로 보내기도 했다.
이걸 검토한 뒤 내용을 정리해서 메일로 보내달라 지시했던 것 같다.
(기억이 확실하지 않다.)
검토 내용은 어떻게 정리할까?
방법은 단순하다.
오프라인 때는 저자께 직접 피드백을 드리면 되지만,
온라인에서는 문서에 검토 내용을 정리하고,
저자가 그걸 확인해서 교정을 진행하면 된다.
이 방식의 업무는 '다른 곳의 제3지대 교육'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제3지대 교육에서 통용되는 업무 룰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완전히 형식 없이 문서에 정리한 것은 아니었고,
저자가 '검토 폼'이라는 명칭이 붙인 한글(hwp) 파일을 보내주셨다.
그 파일에 검토한 내용을 정리하면 됐다.
이 역시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메일을 뒤적인 결과,
온라인 검토 업무는 두 차례 진행했었다.
2022년 2월 19일, 3월 5일에 각각 검토 결과를 정리한 파일을 저자께 보냈다.
2월 19일이면, 두 번째 오프라인 업무가 있었던 2월 18일의 다음날이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한 가지의 기억이 더 떠올랐다.
퇴근하기 전에, 저자가 원고를 하나 더 주고 온라인으로 검토를 봐오라 했었다.
그래서 집에 돌아와 쉬었다가, 곧바로 다음날 재택 업무를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사실 재택 업무는 '양심의 문제'라 생각한다.
오프라인 업무는 보는 눈이 있고, 집이 아닌 공간에 있으니까
일에 더 집중할 수 있는 면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집에서 일하게 된다면?
일을 하면서 딴짓거리를 하기도 쉽고,
하다가 안 풀리면 침대에 누워있어도 된다.
그래도 뭐라 할 사람은 없다.
일하는 과정을 볼 수 없으니 말이다.
그러므로 '결과물'이 더욱 중요한 셈이다.
최종 업무 결과가 잘 쓰여야, 태업하지 않았음을 증명할 수 있다.
이 시기의 필자는
무슨 일, 경험, 기회를 주면 찬밥 더운밥 가리지
않고 받았다.
그래서 재택 업무도 오프라인 업무 때처럼 열심히 임했다.
두 번 업무를 경험해봤으니, 세 번째 업무는
더 속도도 붙고 더 능숙하게 진행되었다.
저자가 보낸 검토 폼에 검토 내용을 정리해서
메일로 보냈다.
이렇게 세 번째 검토 업무가 마무리되었다.
이제 정말 끝이겠거니 생각했다.
3월이 다가왔다.
이제 다시 수업 듣고, 과제를 하고, 시험을 보고
바쁘게 살아야 하는 시기가 찾아왔다.
이 때, 저자가 한 번 더 검토 업무가 가능하냐고 연락을 했다.
이제 업무를 시작한 지, 한 달 가까이의 시간이 지났고
슬슬 마무리해서 급여를 지급해야 되지 않냐는 의문이 들었지만,
수락했다.
두 번째 온라인 검토 업무도
처음 온라인 검토 업무를 했을 때처럼 똑같이 진행했다.
새로움이 익숙함으로 변했다는 증거이다.
그 과정을 길게 열거할 필요도 없다.
3월 5일, 개강한 지 얼마 안 된 무렵,
두 번째 온라인 검토 업무를 마무리했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저자가 교재 추천글을 써달라는 부탁을 하셔서
그것도 써서 보냈다.
교재 추천글은 3월 7일에 썼다.
이제는 끝인가? 정말 끝이었다.
급여만 기다리면 되었다.
3월 10일,
필자의 첫 아르바이트로 번 돈이 입금되었다.
액수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용돈벌이를 스스로 해냈다는 것에 의미가 컸다.
계속 이런 업무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에게는 이런 업무가 경력도 쌓고, 돈을 벌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유감스럽게도 저자는 학기 내내 업무와 관련한 연락을 하지 않았다.
검토진에 소속은 되었고, 앞으로도 업무가 가능하다 말씀하셨지만
유명무실했던 것이다.
그래서 또 다시 필자에게는 공백이 생겨버렸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 무엇을 하면 좋을지 찾아다녔다.
다행히 찾았다.
지난 장에서 구청이 주관하는 대학생 인턴을 했다는 걸 기억하는가?
같은 곳에서 주관하는 대학생 멘토링 프로그램이 있길래 덥썩 물었다.
이렇게 학기가 끝날 때까지 학업과 사회 경험을 모두 챙겼다.
사실 이 검토 업무는 문제점이 있었다.
그런데 묻었다.
왜냐하면, 필자의 인생을 바꾼 시작점이 되었기 때문에
그 정도의 문제로 집요하게 늘어질 요량이 없었다.
노사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돈이다.
노동자는 사용자에 도움이 되기 위한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노동자가 근로한 대가로 급여를 제때, 정확히 지급해야 한다.
이 기본적인 법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안 된다.
노동자는 한가해서 일을 하는 게 아니다.
살기 위해 일한다.
노사관계의 법칙이 지켜지기 위해서는 증거가 필요하다.
그 증거는 구두의 방식을 취하지 않는다.
말은 언제든지 바꿔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필히 문서로 노사관계의 법칙을 규정해야 하는데,
대표적인 예시가 '근로계약서'이다.
성문화해버리면, '글로 쓰인 대로' 약속이 지켜져야 한다.
겨울방학의 검토 업무는 바로 이 측면에서 문제가 있었다.
일단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았다.
필자는 그 당시 사회에 까막눈이라 '그냥 알아서 돈을 주시겠지~'라고 믿었다.
참 순진했었다.
그리고 업무와 관련된 연락은 저자가 먼저 하시는데,
정작 급여와 관련된 질문을 하면 며칠이 지나야 답변이 돌아왔다.
두 번째 온라인 검토 업무 시급이 지급되지 않았다는 연락에는
끝내 답변이 없었다.
그래봤자 얼마 안 되는 돈이어서 그냥 묻어버리긴 했지만.
소통 방식에도 문제가 있었다.
부모님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필자가 교재 검토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말했을 때,
몇 가지 기본 사항을 물어보셨다.
'돈은 언제 주느냐?'라고.
그래서 '교재가 출판되면 돈이 들어온다.'라고 하니,
'그런 일은 돈을 바로 줘야 한다.'라며 수상해하셨다.
맞는 말인 게, 필자가 했던 그 일은 어디까지나 '아르바이트'니까,
어떤 날에 몇 시간을 짬내서 당일에 처리해버리는 일이니까,
일용직의 성격이 있는 일이었다.
여하튼 일한 것에 대한 보수는 지급받았다.
그랬으니 더 흠을 잡지는 않으려 한다.
저자가 돈을 떼먹을 사람은 아니었다.
사회 초년생이라면, 이 돈 문제에 대해서는 반드시 민감해야 할 것을 당부한다.
모르겠다면, 부모님과 반드시 상의하길 바란다.
이렇게 제3지대 교육으로 입문한 우연의 일대기가 끝났다.
정말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이 우연이 없었다면, 필자는 인생을 바꾸는 기회를 놓쳤을지도 모른다.
교육업을 보는 눈을 얻었다.
그 전까지 교육업은 학교 교사, 학원 강사같이
'직접적으로 학생을 대면하고 가르치는' 일만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학원에 소속되어 교재 집필 및 검토를 하는 일도
교육업의 일종임을 알면서, 필자도 할 수 있겠구나라는 가능성을 보았다.
이때부터 제2지대 교육인 사교육의 내부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또 다른 기회를 찾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또 다른 기회가 찾아왔다.
다음 장에서 풀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