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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직장인 Jun 07. 2020

코로나 덕분에 돌잔치를 안 했다.

둘째 아이가 태어나고 과연 돌잔치를 해야 하는지 고민을 했다? 첫째의 첫 번째 생일날에 뭣도 모르고 일가친척과 친구, 회사 동료들과 함께 돌잔치를 했다. 총 7~80명이 오셨고 그분들 앞에서 돌잡이도 하고 함께 아이의 첫 번째 생일을 축하했다.


첫째 돌잔치의 기억이 나쁘지 않았지만 굳이 번잡하게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행사를 진행하는 것에 의미를 느끼지 못했다. 손님을 부르면 그분들도 빈손으로 오기는 미안하니 돈봉투를 줄 것이고 그런 돈봉투를 받으면 다시 보답하지 않을 수 없다. 손님으로 가면 간단해 보이는 돌잔치지만 직접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행사 예약, 답례품을 사서 포장하기, 행사 동영상 준비, 돌사진도 행사 전에 마련해야 한다. 사실 둘째의 돌잔치는 하지 않고 양가 부모님과 간단하게 밥만 먹고 싶었다.


아이가 태어나고 몇 개월이 지나고부터 친척분들도 돌잔치를 하기를 원하셨고, 주변 지인들도 멀쩡한 아이 돌잔치를 안 하는 것이 이상하다는 말에 돌잔치가 가능한 장소를 찾아야 되는지 고민했다.


그러던 중 코로나 사태가 터졌고 많은 분들이 돌잔치를 취소한다는 것을 들었다. 다행히 우리는 뷔페를 예약하지 않았고 부모님께 말씀드려 아기의 생일날 양가 부모님을 모시고 간단히 식사만 하기로 했다.

  



아이의 첫 번째 생일이다. 스튜디오에서 아이의 돌 사진을 생일에 맞춰 찍었고 돌잡이도 스튜디오에서 했다. 사진 촬영을 마치고 양가 부모님과 식사를 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의 생일이 세상에서 아이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로 밀도 있게 꽉 찬 느낌이다. 아이의 생일날 오롯이 아이에게 집중했고 아이는 전혀 힘들어하지 않았다.


첫째와 함께 찍은 사진


만약 돌잔치를 했다면 아이의 생일날 부모와 아이 모두 힘든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생일보다 1달 전에는 사진을 찍어야 하고 사진을 출력해서 액자에 넣은 뒤 돌잔치 장소에 비치해야 한다. 돌잔치를 하는 동안 손님들을 챙기느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는 무리였을 것이다. 무엇보다 생전 처음 보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긴장한 아이는 녹초가 되었을 것이다.


아이의 첫 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의미는 잘 알고 있으나 굳이 많은 사람들을 모아 두고 번잡하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비록 돌잔치는 안 했지만 아이를 위해 돌반지도 맞췄다. 그리고 직장동료들과 동네 사람들에게 대접할 떡도 주문했다. 아이의 첫 번째 생일날 아이의 행복에만 신경 쓰며 아이와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낸 것에 만족한다.


판사봉잡은 아이


#돌잔치 #돌 #첫번째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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