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프로 실패러다. 작심삼일을 수없이 반복해서 힘겹게 목표를 이룬 후에는 흥미가 없어져 지속하지 못했다. 회사 입사 후 공부를 그만두었고, 목표 몸무게에 도달한 후 운동을 그만두었다. 그러고는 20kg 이상 몸무게 증가를 겪었다.
나는 느낌에 의존한다. 하고자 하는 의욕이 있으면 열정적으로 몰두해서 실행하곤 하지만 보통의 경우 그런 느낌은 꾸준함이 보장되지 않는다. 놀고 싶고, 쉽고 자극적인 행동을 하고 싶은 마음이 슬그머니 생긴다.
나는 천성적으로 게으른 사람이라 유독 느낌에 취약했다. 공부하려는 마음이 들지 않는 날은 공부를 포기했고, 운동하려는 마음이 들지 않으면 운동을 쉬었다. 한번 시작된 방황은 며칠 동안 이어졌고 그런 날들이 길어져 운동을그만둔 적도 있다. 그 결과 요요가 와서 오히려 살이 더 찌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나는 목표를 향해 노력하고 인내하는 것은 할 수 있지만 목표를 이룬 뒤에 지속하는 능력이 약하다. 목표를 초월하여 지속할 수 있는 힘에 대해 고민했고 마흔이 넘은 지금 그 방법을 조금은 알 것 같다. 지금부터라도 포기하지 않고 건전한 지성과 육체를 보전하기 위해 과거의 실패에서 뭔가를 배워야 했다. 이제 수많은 시도와 실패를 통해 얻은 깨달음에 대해 공유하려고 한다.
이 글이 다른 분들께도 적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것은 나에게는 뼈에 사무치게 중요한 내용이며 내가 이것을 마음에 세기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지난날의 실패를 만회할 수 있을 거라 자신한다.
느낌의 지배를 받지 않기
내 삶을 바꾸는 노력은 죽을 것처럼 하기 싫을 때 억지로 한걸음을 떼는 행동이다. 비록 운동을 제대로 못하거나 원하는 만큼 공부를 하지 못해도 그런 억지스러운 노력이 다음 날에는 제대로 할 수 있는 힘을 준다. 그렇게 꾸역꾸역 운동이든 공부를 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생긴다.
아무 생각 없이 계획을 따르기
습관이라고 하는 것이 바로 아무 생각 없이 하는 행동을 말하는 것 아닐까? 만약 운동을 등록했다면 아무 생각 없이 운동하러 가야 한다. 거기에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거나 기회비용을 따지는 것은 쓸모없는 행동이다. 그저 운동하기로 계획을 세웠다면 운동을 하면 된다.
더 나은 것을 찾기보다 꾸준히
나는 꾸준히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지만 실제로 꾸준히 해본 적은 손에 꼽힐 정도로 적다. 하지만 손에 꼽을 만큼의 꾸준히 실행했던 행동이 내 삶을 변화시켰다. 효율을 찾는 것은 전문가의 영역이라 생각한다. 전문가가 되기 전에 효율과 성과를 따지면 오히려 발전할 수 없다. 일단 부족한 상태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렇게 꾸준히 노력을 지속하다 보면 탁월함은 따라오는 덤이다. 만약 좀 더 나은 방법을 찾고 싶으면 꾸준함 안에서 조금씩 탁월함을 보태는 것을 추천한다.
나에게 새롭게 시도하는 일이 있다. 첫째는 3월부터 꾸준히 하고 있는 브런치에 글 쓰는 행동이고 두 번째는 운동하는 것이다.
브런치에 글 쓰는 것은 몇 달 동안 매일같이 꾸준히 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글 쓰지 않을 변명을 매일 만들고 있다. 다행히 한 달 글쓰기 보름 휴식의 사이클에서 한 번도 글을 쓰지 못한 날은 없었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 글쓰기를 미루고 싶은 열망도 있지만 매일 글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글쓰기를 하고 있다.
운동하는 것은 1년 동안 고민했다. 건강을 위해 살을 빼야 하는 상황이지만 나는 먹는 것을 좋아한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내 삶의 낙이라 간식과 음료수를 먹는 것을 즐겼다. 운동을 하고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서는 내가 가치 있게 생각했던 음식 먹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 사실 그동안 건강과 음식을 자유롭게 먹는 삶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었다.
드디어 결단을 내려 먹는 즐거움을 뒤로 미루고 오늘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내가 시작한 운동은 크로스핏인데 첫날이라 그런지 온몸이 다 아프다. 앞으로 최소 6개월, 길게는 평생 동안 운동을 지속할 계획이다. 맛있는 음식을 자유롭게 먹는 삶은 분명 만족스럽지만 그것보다 건강한 삶의 가치가 더 크기 때문이다.
내가 시도하는 활동들을 지속하기 위해 앞서 말한 3가지 원칙을 반드시 지킬 것이다.
1. 느낌의 지배를 받지 않기
2. 아무 생각 없이 계획을 따르기
3. 더 나은 것을 찾기보다 꾸준히
내 삶을 바꾸는 것은 열정과 느낌이 아니다. 매일 반복된 활동과 그것의 축적이 결국 내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것이다. 나는 느낌의 지배를 받지 않고 계획을 꾸준히 따를 것이다. 하기 싫은 날에도 억지로 책상에 앉아 글을 쓸 것이고 운동하기 싫거나, 비 오는 날, 햇볕이 좋거나, 몸이 찌뿌둥한 날에도 변함없이 운동할 것이다. 이런 내 삶이 누적되면 지금보다 더 좋은 글을 쓸 것이고 더 건강한 몸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