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족의 장손으로 태어났다. 가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고, 관심의 대상이었다. 증조할머니, 할아버지, 할머니, 삼촌, 고모의 사랑을 독차지했다고 하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기 때 나는 밥도 잘 먹고 말도 잘하는 우량아였다고 한다. 그리고 걷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세상에 호기심이 많은 개구쟁이였다. 4살 때부터 집 밖에 나가서 놀다가 밤에 들어오기 일쑤였다. 6살부터는 부모님이 장사를 시작하셨다. 좁은 방에 4 식구가 같이 잠을 잤다. 좁은 방이지만 놀게 사방에 널려있다. 장롱에 매달려 놀다가 목이 문에 끼였다. 기절했다가 깨어났는데.. 다행히 부모님은 모르셨다.
부모님은 빵집을 하셨는데, 용돈을 받아서 다른 빵집에서 빵을 사 먹다가 걸려서 혼난 것이 생각난다. 우리 집에 있는 빵은 공짜니 집에서 마음껏 먹으라고 하셨다. 한 번은 집 근처에서 아이들과 싸우다가 머리에 도구(?)로 맞았다. 피부가 찢어져서 피가 많이 났고 아버지가 나를 안고 병원으로 가서 급하게 피부를 꿰맨 적도 있다. 초등학교 입학 전의 일이니 부모님께서 많이 놀라셨을 것이다. 집 앞에 세워진 오토바이에 올라가서 놀다가 오토바이가 넘어졌다. 다행히 나는 안 다쳤지만 아버지께서 다 보상해주셨다.
국민학생이 되었다. 선생님께 어이없는 질문도 하고 조직의 룰에 대해 질문도 하는 특이한 학생이었다.
계단을 올라가다가 넘어져서 코가 계단의 날카로운 모서리에 찍혔고 피부가 찢어졌다. 아버지가 5천 원 주시며 병원 가서 꿰매고 오라고 하신다. 친구들과 돌멩이 던지고 놀다가 맞아서 이마 위가 또 찢어졌다. 5천 원 주시며 알지?라고 하신다. 병원 선생님이 반갑게 맞이해주신다. 병원 단골이 되었다.
학교 숙제를 제대로 해간 적이 없다. 나는 이해력이 낮은 것 같다. 선생님이 해주시는 말씀이 이해가 잘 안 갔다.
담을 넘다가 철조망에 머리가 찢어졌다. 대충 피를 닦고 병원 안 갔다. 5천 원 굳었다.
좋아하는 아이가 생겼다.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고 괴롭히기만 한다. 고무줄도 자르고 괜히 시비 걸고…
초등학교에 졸업하면 내가 좋아하는 아이와 헤어진다고 생각하니 슬퍼서 자면서 울기도 했다. 비가 많이 오던 어느 날 우산을 씌워주려고 다가가니 그 아이는 비를 맞으며 도망간다. 내가 매일 괴롭혔기 때문에 또 괴롭힌다고 생각하고 도망을 간 것 같다. 슬프다. ㅠ.ㅠ
나는 전문털이범이다. 부모님이 장사를 하시니 금고에 돈이 많다. 하루에 조금씩 훔쳐서 먹을 것 사 먹었다. 용의주도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버지께서 어느 날 나를 지나치시며 말씀하신다. 적당히 하라고..
학교에서 성적이 많이 올랐다. 공부를 안 했는데 상위권이다. 기억력이 좋아진 것 같다. 적은 돈이지만 장학금도 받았다. 부모님께서 좋아하신다
2. 중학생 ~고등학생
중학교에 입학했다. 학교에서 집으로 가는 길에 꼬치와 떡볶이를 파는 가게가 있다. 그 집의 메뉴가 너무 마음에 든다. 내 용돈을 그 가게 사장님이 다 가져가신다. 나쁜 사장님.
자존감이 자꾸 낮아진다. 친구들은 대단한데.. 나는 잘난 구석이 없다. 나는 왜 이렇지라고 나를 비난하고, 계속된 자아비판을 한다.
심지어 내 이름도 싫어졌다. 학원을 안 다니기 시작했다. 딱히 공부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공부는 안 하고 매일 게임만 한다.
어느 날부터 혈변을 보기 시작했다. 갑자기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30살까지는 살고 싶었는데… 16살에 죽는 건가? 치질이 생긴 것이다. ㅠ.ㅠ
고등학생이 되고 서클활동을 선택했다. 불량서클이었다. 선배들이 무서워서 탈퇴도 못했다. ㅠ.ㅠ
중간고사가 끝난 후 선생님이 교무실로 부르신다. 나에게 커닝을 했냐고 물어보신다. 맨날 잠자고 야간 자율학습 때도 도망 다니는데 성적 상위 10%라서 물어보신다고... 내 옆에 앉아서 같이 잠잔 친구가 나를 보며 대단하다고 한다. 그 친구는 꼴찌 바로 앞이다.
스타크래프트가 유행이다. 학교 생활은 뒷전이다. 스타크래프트를 잘하고 싶었다. 수능을 위해 독서실에서 밤샘한다고 거짓말하고 게임방에서 밤을 세웠다. 학기 초 성적이 높았지만 성적이 계속 내려갔다. 성적을 잘 받아야 하는 이유를 몰랐다. 대충 살면 된다고 생각했다.
3. 대학생 군인 그리고 대학생
지방 국립대에 입학했다. 공부안 한 것에 비하면 그나마 잘 갔다고 생각한다. 학교 입구가 바닷가 방파제다. 태풍 불면 학교 가기 힘들다. 미역도 날아다닌다. 파도에 옷이 젖는 경우도 종종 있다.
좋아하는 여자애가 생겼다. 그 애에게 고백하려고 꽃 사들고 집 앞에서 기다렸는데 멀리서 내 친구와 손잡고 걸어오는 것을 봤다. 둘이 안 사귄다고 했는데.. 구라쟁이들… ㅠ.ㅠ
군대에 입대했다. 강원도 제일 구석이다. 군대 밥이 참 맛있다. 선임들도 좋은 것 같다. 그런데 선임들이 나를 보며 힘들어한다. 내가 4차원이라고 한다. 고문관이라고 해주시는 분들도 많다. 선임들이 제대하기 시작했다. 나는 속칭 풀린 군번이다. 하루가 다르게 편해졌다. 군대도 나름 괜찮은 것 같다. 이제는 후임들이 나를 힘들어한다. 말로 갈구지 말고 차라리 때리라고 한다.
나름 만족스러운 군대를 제대하고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군대보다 훨씬 힘들다. 하루 종일 서서 설거지만 하다가 3달 만에 관뒀다. 크리스마스 때 잠시만 와서 일해달라고 사정한다…. 하지만 나에게 크리스마스는 소중하니 거절을 해줬다.
세이클럽에서 메신저가 왔다. 잘 사냐고 물어본다. 누군지 모르지만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만나고 어울리다가 사귀게 되었다. 나도 여자 친구 생겼다.
식당에서 일하기 싫어서 죽어라 공부했다. 학과에서 1등을 했다. 토익 공부 2달 만에 토익도 800점을 받았다. 벡스코에서 박람회를 하는데 1달 동안 준비해서 장려상을 받았다. 내가 머리가 좋은 건지? 운이 좋은 건지 모르겠다.
장학금이 나왔는데 등록금보다 100만 원이 더 많다. 보모님께서 좋아하신다. 장학금 산정 방식이 바뀌었다. 학점과 토익을 합산한 점수로 장학금을 준다고 한다. 나는 다른 학생들보다 토익 점수가 압도적으로 높아서 학점이 높지 않아도 1등이다. 학교 친구들이 멀어진다. 나를 시기하는 사람이 많아진다. 내가 술안주로 쓰인다는 말도 자주 들었다.
홍콩 교환학생에 선정되었는데.. 서류 문제로 다음 학기에 가라고 한다. 대신 호주 어학연수를 먼저 다녀오라고 한다. 1달 과정인데 비용은 학교에서 전액 지원해준다고 해서 갔다 왔다. 3학년 겨울 방학 때 토익책을 10번 보고 토익 시험을 쳤더니 토익 900점을 받았다.
대학교 4학년 때 허리 디스크가 터졌다. 아파서 움직일 수가 없다. 치료를 받지만 나아지지 않는다. 고달프다. 홍콩 교환학생은 취소했다. 별로 흥미가 없다. 여자 친구가 헤어지자고 한다. 공부한다고 자주 못 만나서 그런가? 그렇게 헤어졌다.
새로운 여자 친구를 만났다. 예쁜데 까칠하다. 누가 데리고 살지?
KT 장학생이 되었다. 한 학기에 150만 원씩 장학금과 장학증서도 준다. 학교 장학금에 KT 장학금에 부자가 되었다.취업 시즌에 KT와 S기업을 지원했는데.. S기업에 합격하고 KT는 떨어졌다.
4. 직장인
S기업에 입사하고 신입사원 연수중에 허리디스크가 악화되었다. 걷는 것도 힘들었다. 신입사원이 매일 재활치료받는다고 일찍 나가니 부서에서 눈치가 엄청나다. 하지만 나는 꿋꿋하게 치료받았다. 회사 입사 후에도 주말에 영어회화 수업은 계속 들었다.
수영하고, 살 빼고, 재활치료를 계속하니 허리디스크가 안정되었다. 아프지만 살만한 정도로 발전했다. 회사에서는 돌아이 신입사원이라는 소리를 계속 듣고 있다. 아침에 출근해서 8시까지 사이버 교육 듣고, 점심시간에 사이버 교육 듣고 칼퇴해서 영어 공부하니 미친놈이라고 한다.
3년 차가 되니 야근도 많이 하게 되고 이런저런 업무도 많아진다. 회사에서 주는 상도 받고 동기부여가 되어 일을 열심히 하기 시작했다. 일본어로 대화하는 게 멋있어 보여서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다. 주말에 일본어 회화학원 등록해서 다니고 있다. 새로운 활력소다.
까칠한 여자 친구와 결혼했다. 작은 집을 사서 신혼집으로 예쁘게 꾸몄다. 벽지 색깔이 7가지다. 인테리어 사장님이 놀라셨다. 결혼하고 조금 있다가 일본어 합숙교육을 갔다.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10주 과정 일본어 회화수업인데 수원에서 진행되어서 그동안 와이프와 떨어져 있게 되었다. MBA 과정에도 지원했다. 금요일 저녁과 토요일 종일 수업을 들었다. 경영학 석사 과정이라서 경제와 경영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아이가 태어났다. 너무 귀엽지만 키우는 게 보통일이 아니다. 하지만 사랑스럽다. 부동산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부산의 아파트를 사기 시작했다. 가격이 오를지 떨어질지 모르지만 조금씩 더 좋은 집으로 이사 가고 싶었다.
입사 9년 차에 부서 업무가 바뀌었다. 일이 버겁고 힘들기 시작했다. 점점 짜증이 쌓여간다. 어머니가 암에 걸리셨다. 일도 힘들고 짜증도 나고 부동산 투자로 적당히 돈도 생겼다. 무작정 휴직을 신청했다. 휴직해서 놀다 보니 노는 것도 재미가 없어졌다. 조금만 더 놀다가 회사로 복귀해야겠다는 마음으로 2년 동안 놀았다. 남들 일할 때 여행 가고 카페 가고.. 꽃놀이도 하루 이틀이지 사람들과 부대끼고 살고 싶었다.
회사에 다시 복직했다. 복직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주변을 보니 나름 우리 회사도 괜찮다. 그동안 마음에 병이 있었던 것 같다. 책을 제대로 읽고 위로를 받아야겠다. 독서를 좀 더 제대로 하고 싶었다. 씽큐 On에서 서평을 쓰기 시작했다.둘째가 태어났다. 너무 귀엽다.
2020년이 되었다. 앞으로 인공지능이 지배할 세상을 대비하기 위해 AI(Artificial Intellengence)/DS(Data Science) 과정에 지원했다. 7개월 과정으로 회사에서 지원하는 교육이다.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기술 하나쯤은 있어야 할 것 같아서였다.프로그래밍 언어도 배운다. 엑셀 VBA로 업무 효율화도 하고 있다. 씽큐 베이션 4기에지원했다. 한달 4기, 5기에 지원해서 매일 글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