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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직장인 Mar 27. 2020

닮고 싶은 '큰 바위 얼굴'들

그들을 닮고 싶다.


- 현재 당신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세 사람은 누구인가요?

- 그들은 각각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1. 대학 친구 L

20대 초반 나는 여러모로 부족한 사람이었다. 삶을 대하는 자세도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고 모든 것이 다 어설펐다. 대학 친구인 L은 나에게 구원과 같은 존재였다.


그는 똑똑한 사람이었다. 자신이 나아갈 방향과 삶의 철학이 뚜렷했기 때문에 나를 보면 많이 한심했을 것이다. 앞으로 함께 나아가자고 했다. 힘든 세상 대충 시간만 보내면 남는 게 없으니 같이 열심히 살자고 말해준 친구였다.


살면서 열정을 다해 무언가 노력하는 것을 해본 적이 없던 내게 그 친구가 보여준 삶의 자세는 경이로웠고, 함께 걷는 걸음이 힘에 부칠 때도 있었지만 그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이만큼이라도 사는 것 같다. 그때 나태에서 구해준 친구에게 항상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2. Y 선배

그는 KT 직원이었고, KT에서 장학생을 모집할 때 처음 알게 된 선배였다. 회사의 사회공헌 사업의 일환인 장학생을 관리하는 업무를 Y선배가 맡았다.


그는 착하고 자상하지만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있었다. 자신의 업무와 별개로 맡은 부수적인 일에 그는 몰입했고 나와 같은 취업 준비생들에게 취업을 위한 많은 도움을 주었다. 속 좁고 우물 안 개구리 같았던 나에게 사람이 이렇게 크고, 넓고 따뜻할 수 있다는 것을 그 선배는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그는 명백한 기버였지만 속없이 퍼 주기만 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스스로 능력을 입증하여 회사 내 최연소 차장의 직위에 오르고,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카이스트 MBA 교육을 받았고 지금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가 나에게 보여준 따뜻함과 능력, 교양은 내가 살면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었다.


3. J

책을 읽고 자기 계발을 하는 것이 뭐라도 되는 것처럼 으스댔다. 내 삶은 변한 것이 없지만 글 몇 자 읽었다고 내가 마치 대단한 사람인양 착각했다. J를 처음 것은 브런치를 통해서였다. J의 글은 나를 절망에 빠지게 만들었다.


J의 글은 내가 인지하는 세상을 산산이 부숴놓았다. 세상에는 내가 인지하는 것 밖에 더 많은 것들이 있고, 다양한 능력과 다양한 관점을 가져야 '함께하고 싶은 사람', '인정받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더닝 크루거 효과로 초심자인 내가 마치 세상을 다 안다는 생각에 자만에 빠진 것 같았다. J의 글을 읽고 아웃풋을 위해 노력했다.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자 했고, 나의 영역을 넓히기 위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배우고, 다차원적으로 생각하고자 노력한다.


많은 단계를 거쳐 이제 J곁으로 왔다. J도 이제 내 이름을 안다. J의 곁에서 그 능력을 배워서 나를 업그레이드하고 싶다.


글쓰기 재능을 타고 난 사람은 없습니다. 누구나 노력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습니다. 물론 특별한 감성이나 상상력이 뛰어난 사람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좋은 글은 결국 글을 쓰는 사람의 노력의 결과입니다. (중략) 세상에 글만큼 정직한 것은 없습니다. 글은 그 사람을 훤히 다 보여줍니다. 생각이 얼마나 정교한지, 얼마나 정직한지, 얼마나 절실한지 다 드러납니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기억이나 생각이 정교해지기도, 깊어지기도 합니다. 누군가에게 말하면서 생각이 정리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그때는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명백히 보입니다. 기록의 힘이 여기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전적 기록이 단순한 기록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도 이런 까닭입니다.

손바닥 자서전 특강 P134~135


-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글감이다.

- 젊어서 고생은 글감이다.

- 오른손이 한 일은 글감이다.


내가 매일 글을 쓸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도 없고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못했었다. 하지만 매일 글을 쓰다 보니 생각보다 쓸게 많다. 무난하게 산 것 같은데 다른 사람의 공감을 받을만한 일들이 있었던 것 같다.


글을 쓰다보니 내 글 실력이 아쉬울 때가 많다. 더 잘 쓸 수 있으면, 표현이 매끄러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많은 퇴고를 거치지만 볼 때마다 고칠 것들이 산더미다. 앞뒤가 안 맞는 부분도 있고 전개가 안정적이지 않은 곳도 많다.


내 질문의 답은 이미 알고 있다. 많이 읽고, 많이 써보는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 시작은 조촐하다. 한 발씩 매일 앞으로 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내 이름이 적힌 책 표지를 볼 날이 올 거라고 믿는다.


#글쓰기 #한달 #한달자기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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