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통직장인 Apr 07. 2020

오천만 원 손실, 아파트 갭 투자의 허상

행운에 속지 마라.

통설에서 조차 나쁜 정보는 전혀 정보가 없는 것보다도 더 위험하다고 경고하지 않는가? 운을 실력으로 착각하는 습관이 널리 퍼져 있는 세계가 하나 있다.

(중략)

이들이 올린 과거 실적의 99.9%가 운 때문이었음을 뒤늦게 깨닫는다. 이익을 낸 투자자에게 성공한 원인을 설명해 달라고 부탁해보라. 그는 심층적이고도 설득력 있게 자신의 성과를 해석할 것이다. 흔히 이런 착각은 의도적이며, 허풍이라고 보아야 마땅하다.

행운에 속지 마라


운이 좋은 바보는 그 운을 자신의 실력이라고 착각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성공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자신이 부자가 될  재능이 있다고 믿는다. 여러 번의 성공으로 세로토닌이 다량으로 분비되고 자신이 대단하다는 착각에 빠져버린다. 얼마 전 나는 운 좋은 바보였다.


한때 부동산 투자에 심취했다. 자고 일어나면 몇 천만 원씩 부동산 가격이 상승되던 시절에 지방 부동산 매매로 꽤 많은 돈을 벌었다. 그런 상승 끝자락에 지방의 한 고급 아파트를 계약했다. 계약금을 지급하고 잔금은 기존에 세를 준 아파트의 전세 만기 일자에 납입하기로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부동산 경기가 나빠졌다.  



팔려고 했던 아파트는 팔리지 않고, 매수하기 위해 계약한 아파트의 잔금일은 다가왔다. 설상가상으로 기존 세입자 보증금도 돌려줘야 했다. 가진 돈은 없는데 거래가 뜸하니 돈이 돌지 않았고 내 계획은 모두 무너져버렸다.


아무리 고민해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매수하기로 했던 아파트를 계약 못하겠다고 부동산에 연락했다. 계약금 5천만 원을 날렸다. 하지만 세입자의 전세금은 돌려줘야 했다. 은행에 물어보니 담보 대출이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아 담보 대출을 진행했다.


대출이 불가능합니다.


은행에서 연락이 왔다. 8.2 대책으로 부산이 조정 대상지역으로 선정되어 DTI 심사를 받아야 되는데 나는 기존 대출이 많아서 부적격자로 나왔다고 한다. 부동산 Gap 투자를 위해 대출을 이미 최대로 받은 상태였지만 그동안의 경험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실행되는 것은 문제없다고 생각했다.


제2 금융권인 보험사에 연락했다. 처음에는 대출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지만 대출 실행을 위해 서류 제출을 하고 전산 처리를 하려는데 전산 처리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DTI 때문이었다. 총 4번의 대출 심사에서 부적격을 받았다.


여태껏 내가 했던 방식이 통하지 않았다. 전세 살면서 내 소유의 집 한 채를 전세 줬는데 1가구 2 주택도 아닌데 DTI 때문에 대출이 나오지 않으니 허탈했다.



며칠 동안 은행과 저축은행에 연락한 결과 대구의 한 2 금융권 은행에서 일주일 동안만 DTI 심사 없이 대출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고 부랴부랴 대구까지 갔다. 보통 대출 업무를 할 때면 대출 상담사가 내게 왔는데 상황이 역전되어버렸다. 대출 후 집이 팔릴 때까지 거의 7개월 동안 고금리로 대출 이자를 상환해야 했지만 전세금을 돌려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다행히 나는 Gap 투자로 전세를 줬던 아파트가 1채밖에 없어서 그것으로 사건이 마무리되었다. 만약 Gap 투자로 샀던 집이 2채만 되었어도 그 당시 파산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해 겨울 많은 파산 사건이 뉴스며 신문에 보도되었다.


멍청한 낙관론자들은 강세장에서 돈을 벌지만, 이 돈으로 자산을 더 사들이면서 가격을 높이다가 마침내 자금이 바닥나게 된다. 한편, 비관론자들은 강세장에서 돈을 벌지 못해 망한다. 내 모델에 따르면 결국 제대로 생존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비관론자들은 강세장에서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갔고, 낙관론자들은 강세장의 풍악 소리가 멈추자 평가이익이 사라지면서 학살당했다.

행운에 속지 마라


나는 부동산 시장이 계속 상승일 거라고 생각해서 투자를 했고, 언제든 대출이 가능할 거라 생각해서 주택담보 대출로 전세금을 돌려주려고 했다. 하지만 부산 부동산의 매력은 어느새 식었고, 갑작스러운 정부의 규제로 대출이 막혔다.


미래를 너무 낙관적으로 보는 것은 위험하다. 상승할 때 하락을 준비하고, 하락할 때 상승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투자를 다면 예전의 나처럼 손해를 격지 않을 것이다. 항상 고민해라. 혹시 당신이 운 좋은 바보가 아닌지?  


이미지 출처 : pixabay.com

#부동산 #갭투자 #폭락 #파산 #대출 #한달 #한달브런치

 

 

    


이전 06화 행복하게 부자 되는 나만의 원칙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