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처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 부산 모 병원에서 생의 마지막을 보내셨고, 임종 후 장례식장으로 모셨다. 임종하시기 1달 전부터 임종 당일까지 병원은 환자의 보호자에게 무리한 요구를 했다. 상식적으로 병원의 행태가 맞는 건지? 환자의 가족들이 병원 규정을 몰라서 그런지 여러 차례 눈살이 찌푸려질 것 같은 일들을 겪었다. 환자를 돈으로 보는듯한 병원의 행태에 대해 말해본다.
1. 환자가 조만간 운명하실 것 같습니다. 1인실 이용하셔야 합니다.
처 할머니의 상태가 나빠지기 시작하면서 병원에서는 다인실 이용이 불가하다고 한다. 혹시 사망하시게 되면 주변 사람들이 충격받을 수 있기 때문에 1인실로 옮기라는 통보를 한다. 몇 일내 사망하실 것 같으니 주변 사람들을 배려해서 1인실 사용을 종용했다. 하지만 병원의 말과 달리 처 할머니는 1인실에서 1달 가까이 지내셨다.
2. 사망하셨습니다. 1층까지 엘리베이터 사용료는 10만 원입니다.
처 할머니께서 사망하신 뒤 장례식장으로 옮기기 위해 1층으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를 탔다. 고작 1층으로 가는 엘리베이터 1번 탔을 뿐인데 10만 원을 달라고 한다. 이런 법이 어디 있냐고 하니 병원의 규정이 그렇다고 한다. 규정이란 법이 아니고 병원 스스로 정한 것뿐인데 환자의 가족들에게 지키라고 강제한다. 장인어른께서는 1층까지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사용료가 10만 원인 걸 알았다면 직접 엎고 내려왔을 거라고 분개하셨다.
처 할머니께서 1달 동안 병원에서 지내시면서 약 천만 원의 병원비가 청구되었다. 물론 그 돈의 대부분은 1인실 이용료였다. 살아계실 때는 건강이 걱정되어 다급한 마음에 병원의 요구를 들어줬고, 돌아가셨을 때도 장례식장에 모시기 위해 병원의 행태에 대해 약간의 분노를 했지만 그냥 넘어갔다. 고작 엘리베이터 1번 사용하는데도 10만 원이라는 돈을 받는 것이 맞는 건지? 만약 그런 병원의 규정이 있고 그런 이유가 있다면 환자에게 먼저 말하고 협의를 해야 하지 않을까?
가족과 지인의 건강을 담보로 병원의 사익을 무리하게 추구하는 이런 행태는 없어져야 할 것 같다. 가족의 고귀한 생명과 돌아가신 아픔을 그저 돈으로만 보는 병원의 모습에 실망을 금치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