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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찰리의 퇴근학교 Mar 19. 2020

서울은 정말 아파트 공급이 부족했을까?  

찰리오빠의 부동산 에세이

최근 3~4년간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등한 주택 가격의 원인으로 정부는 투기 세력을 지목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주택 수요와 공급 논리를 기반으로 신규 주택 공급 부족을 문제 삼았다. 누구 말이 맞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우나 거래량이 잠기며 생긴 조정 국면을 '집값 잡았다'라고 오해하는 시각도 있고, 신규 주택 공급이 부족했다면 얼마나 부족했던 것인지에 대한 근거도 미약했다.


일정 조건이 필요한 공공 주택은 논외로 하고, 오늘은 자본 시장 질서가 반응하는 민간 아파트 공급을 기준으로 지난 2년 간 벌어진 현상을 살펴보려 한다.



신규 주택 공급에 큰 차질이 발생한

2018~19년 서울의 분양 시장


주택 분양 관련 통계 정보를 제공하는 여러 공공기관은 일반적으로 수도권을 서울과 인천, 경기도로 나눠 발표하곤 한다. 주택 분양 계획과 실제 분양 실적에 대한 자료는 한국주택협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이 곳에서 제공한 여러 데이터를 참고하면 다소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기존에 세웠던 주택 공급 계획 대비 서울의 신규 주택 공급량이 실제로 매우 부족했던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기준으로 본다면, 2018년 39,947가구, 19년 총 62,646가구 등 총 10만 가구 이상이 신규 공급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2년 간 서울에 공급된 민간 주택은 입주자 모집 공고일을 기준으로 4만 4천 가구에 불과하다. 예정된 계획에 50%도 되지 않는 공급량이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신규 택지 개발 공간이 강서구 마곡뿐인 서울에서 신규 주택 공급이 의미하는 것은 재건축이나 재개발 사업과 무관하지 않다. 집값 상승을 꺾기 위해 전 지역을 투기 과열 지구, 투기 지구로 설정하고 주요 재건축 단지의 개발 진행을 지연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 실제로 지난 2년 간 분양 계획이 있었던 서울 내 주택 사업 81개 중 74개는 재건축, 재개발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그럼에도 경기도나 인천 등 서울 외 수도권 공급이 적지 않았는데, 수요를 분산할 수 없었냐는 궁금증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럴 수 없었다'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경기와 인천에서 발생한 악성 미분양과 역전세난과 무관하지 않다.


미분양을 놓고 보면 2020년 기준 여전히 경기도 미분양 지역 1위는 화성시이며, 인천의 미분양은 구도심을 제외하고 여전히 골칫거리다. 여기에 집값 상승 기대감이 유독 서울로 집중되는 상황에서, 정부는 광역 교통망 사업 추진을 앞당기는 방안과 3기 신도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실제로 송도와 청라 신도시, 검단 신도시 등은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았던 지역인데, 2019년 GTX 관련 예타 통과와 착공 이슈가 이들 지역의 미분양 해소에 큰 도움을 준 것이 사실이고, 때아닌 3기 신도시 발표까지 수면 위로 꺼낸 이유는 3년 내 서울 신규 주택 공급에 사실상 큰 차질을 확신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020년~21년 역시 부동산 규제가 현재와 같은 수준이거나 더 심해진다고 봤을 때, 서울 주택의 기대 공급량 대비 실제 공급량은 역시 미달일 가능성이 높아 규제를 통해 집값을 잡겠다는 주장은 점점 더 포퓰리즘이 반영된 발언으로 느껴지기 시작한다.



계획은 10세대 중 3~4세대,

동반 하락한 일반 분양 세대수


신규 주택 공급과 함께 일반 분양 세대 또한 줄었다. 서울은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이 중심인 지역이라, 일반 분양이 얼마나 나와주는지가 중요한 요소다. 수치적으로 지난 2년 간 신규 공급되는 10세대 중 3~4세대는 일반 분양이 진행됐어야 할 상황인데, 실제 분양을 통해 공급된 일반 분양분은 60% 수준에 그친다.

서울 내 재건축 단지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며, 타툼이 벌어지며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특히, 분양가 규제로 인해 재건축 조합과 HUG가 보이는 입장 차이는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 같다. 2020년 4월 중 입주자공고를 내야하는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분양가 산정에 큰 이견을 보이며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마치 은마아파트와 서울 시청의 다툼을 보는 것만 같다. 강남권에 알짜 단지로 불리며 평당가 5,000만 원 수준을 예상한 청담 삼익아파트와 홍실아파트 등도 조합원의 바람과는 다른 HUG의 태클에 사업이 순조롭지 않을 전망이다.



재개발은 재건축보다 규제가 덜하지만, 최근 재개발 투자로 운신의 폭을 넓히는 투자자가 많아지고 있어, 정부가 재개발 사업에도 규제의 칼을 들이댄다면 실질적으로 서울에 신규 공급되는 주택은 당분간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때문에 2022년 서울 신규 주택 공급 절벽으로 부동산 시장이 왜곡될 것을 예상하고 지적하는 전문가도 많다.



오히려 정부가 서울 아파트를 사치재로 만들고 있다. 명품을 취급하는 중고 상점부터 코로나 19로 인해 한때 벌어진 마스크 매점매석, 하다 못해 삼성전자와 콜라보한 갤럭시 Z플립 톰 브라운 에디션까지. 부동산은 필수재라 다르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수요가 급증하면 가격이 오르고 시장 경제에 따라 자정 작용이 일어난다는 것을 서울 아파트에는 왜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지 답답할 뿐이다. 현재 일어난 상황만 놓고 봐서는 인정을 안 할 뿐, 그보다도 못한 결과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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