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라이프 스타일
밴쿠버 다운타운은 북미에서 상업용 건물 대비 주거용 고층 아파트의 비율이 가장 높은 도시 중 하나이다. 일반적인 북미 대도시의 도심들이 퇴근 시간 이후 공동화 현상을 보이는 것과는 달리, 거주와 업무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밴쿠버 다운타운은 하루 종일 사람들로 활기를 띤다.
이 다운타운 지역은 크게 예일타운(Yaletown), 콜하버(Coal Harbour), 다운타운 중심부(Downtown Core), 그리고 웨스트엔드(West End)로 나뉘며, 각 지역은 물리적 거리가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특성과 개발 방향을 지니고 있다. 그로 인해 주거지로서의 선호도 역시 뚜렷하게 갈린다.
이 지역 중 예일타운 (Yaletown)은 다운타운의 양지바른 남동쪽에 위치하고 바다(False Creek)와 인접한 가장 인기 있는 주거지역 중 하나이다. 콜하버와 다운타운 지역에는 어느 정도의 오피스 건물들과 상업지구가 형성되어 있지만, 위의 예일타운 전경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상업용 건물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으며, 전체적으로 주거 중심의 도시계획이 이루어진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은 오랜 시간에 걸쳐 이루어진 도시 재개발의 결과이다. 이 지역은 최고의 입주조건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에는 CP Rail(캐나다 퍼시픽 철도회사)의 창고와 야적장이 밀집된 산업지대였으며, 오랜 기간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변두리 공간에 가까웠다. 그러던 중 1986년 밴쿠버 엑스포(Expo 86)가 개최되면서 이 지역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이후 본격적인 도시 재개발이 이루어지게 된다.
재개발의 전환점은 홍콩의 거물 재벌 Li Ka-Shing이 이끄는 콩코드 퍼시픽(Concord Pacific)사의 등장이었다. 이 회사는 엑스포 부지 상당 부분을 밴쿠버 시로부터 매입하는 데 성공하고, 1억 2천만 달러 이상의 금액을 추가로 기부함으로써 이 지역의 독점적 개발권을 획득하게 된다.
이후 콩코드 퍼시픽은 기존 디벨로퍼들이 아파트 한두 동씩 건설하던 방식과 달리, 예일타운을 6개의 구획으로 나누어 Master-Planned Community 형태로 개발을 추진했다. 그 결과, 도심 속에서도 체계적으로 정비된 공원, 산책로, 상업시설, 교통망 등을 갖춘 이상적인 주거 단지가 형성되었고, 이후 다양한 캐나다 디벨로퍼들이 참여하며 이 지역은 고급 주거지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한때는 콩코드 퍼시픽의 사장이 “밴쿠버 시장보다 영향력이 크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이 프로젝트는 밴쿠버 도시개발사의 중요한 한 페이지로 남아 있다.
특히 예일타운은 David Lam 공원, George Wainborn 공원, Emery Barnes 공원 등 도심 속의 녹지 공간들을 중심으로 한 쾌적한 생활환경을 자랑한다. 고층 아파트를 중심으로 각종 편의시설과 고급 레스토랑, 트렌디한 카페, 부티크 상점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False Creek 해변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는 도시 속 여유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또한 스카이트레인(Yaletown-Roundhouse Station)과 수상 택시(Aquabus/Ferry), 자전거 공유 시스템 등을 통해 도심 내외 이동이 매우 용이하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예일타운은 젊은 전문직 종사자들과 크리에이티브 직종 인구에게 특히 선호되는 지역으로, 세련된 도시 라이프스타일과 자연친화적 삶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밴쿠버의 대표적 프리미엄 주거지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