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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찰리오빠 Sep 26. 2019

30대는 왜 노원구 아파트를 샀을까?

찰리오빠의 부동산 에세이

서울 강남구를 비롯해 전반적인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점차 상승하고 있죠? 딱히 한두 가지 이유로 꼽기는 어렵지만 부동산 매매가 심리적 요인을 크게 반영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2030 세대의 청약 당첨 어려움, 서울 신규 아파트 공급 부족, 다양한 호재들의 집중이 결국 서울 중심부를 향하고 있다는 점이 매매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와중에 흥미로운 기사가 하나 보입니다.



위 기사를 읽어보셨다면, 현재 빈번하게 청약에 실패하고 있는 30대가 '노원구' 아파트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30대는 왜 노원구 아파트를 매수했을까요? '결과'보다는 '원인'이 중요한 시그널인 것 같습니다.


강남? 못 사, 목동도? 못 사,
그렇다면 노원이지

강남 4구, 마용성 등 최근 주택 시세를 이끌었던 입지는 꽤나 가파르게 매매가가 상승해버렸습니다. 지금 투자하기엔 현금이 정말 많이 필요해졌습니다. 모두가 강남 아파트 시세를 째려보고 있지만 초인기 지역을 제외하고 대체 입지 투자에 대한 관심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높아졌습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노원이었을까요?


노원구는 강남구, 목동과 함께 1970년대 대규모 주택 공급을 위한 3대 부도심으로 선정됐던 지역입니다. 현재 강남구 재건축 사업이 상대적으로 활발한데요, 이제는 서울 내 신규 주택 공급을 하려면 목동과 노원구 등 대규모 노후 주택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재건축이 진행될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학군까지 발달한 지역입니다(이제 택지나 재건축 단지에 신규 초등학교, 중학교가 생기기 어렵습니다. 지금 초등학교 1개 반 평균 학생 수가 20명이 안됩니다. 갈수록 학군 프리미엄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7호선과 4호선 더블 역세권, 학군과 상권(롯데백화점 등)의 존재는 향후 서울 내에서 충족시키기 어려울 정도로 입지적 강점이 있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노원구 아파트는 안정적인 미래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재건축 효과). 7호선 노원역 근처 아파트는 30평 전후를 기준으로 4억 원~5억 원 구간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강남도, 목동도 30대가 매수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입지인데, 타 입지를 생각한다면 노원구로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노원구 재건축 선두주자 상계주공 8단지, 당분간 노원구 대장주 (출처: 서울경제)

상계주공 8단지는 한화건설이 '노원 꿈에 그린으로'를 시작으로 재건축 신호탄을 쏘아 올린 단지입니다. 상계주공 타 단지의 진척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상계주공 4,5,6단지보다 입지가 열위에 있는 이 곳이 당분간 노원구 대장주 중 하나로 자리할 예정입니다. 상계주공 4,5,6단지는 이 단지의 시세를 보며 재건축 프리미엄 수준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반사 이익 효과에 매혹,
창동 역세권 개발

2030 서울 도시 계획을 본다면 여러 개발 예정 구역이 있지만, 창동 역세권 개발이 있습니다. 참고로 창동은 노원구에 가장 가까이 위치한 도봉구 소속입니다. 도노강으로 일컬어지는 지역 중에 현재 가장 핫한 곳은 창동인데요, 예상 투자 수익률을 고려할 때 창동이 이미 꽤 올랐습니다. 반사 이익을 받을 수 있는 노원구에 먼저 눈이 가긴 합니다.

창동에 들어선다는 서울아레나 (출처: SBS 뉴스)

어쨌든 도노강 라인에서 개발이 된다면 창동이 우선순위이긴 합니다. 하지만 상업 공간 개발이 집중된 창동이기에 근처 주거 시설에 대한 자연 수요가 증가하는데 노원이 가장 합리적입니다. 창동이 관심받기 시작한 이유는 GTX 개발축에 포함됐기 때문인데요, 이런 점을 고려해 자산이 살짝 부족하다면 노원구 주변 아파트 매수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있지요.

갭투자 성지,
그 말은 증여의 성지

노원구는 전통적으로 갭투자가 많았던 지역입니다. 갭투자가 많았다는 의미는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70% 이상이었다는 의미죠. 그만큼 마음만 먹으면 투자 목적 부동산 매수가 가능했던 곳입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 노원구는 30년 차 아파트가 무수히 쏟아지는 단지가 많은 만큼 미래가치를 고려해 자금을 파킹한 분들이 많았습니다.


노원구 재건축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면 투자 수익률로 봤을 때는 어마어마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강남 접근성은 떨어지지만 역세권과 학군, 상권을 고려한다면 꾸준한 수요가 있습니다.


자금이 어느 정도 있는 베이비부머에게는 증여를 통한 세금 부담도 덜한 곳입니다. 때문에 실제로 증여가 활발히 이뤄지는 지역 중에 하나가 됐습니다. 대체 투자 단지를 찾던 30대가 현재 교환 가치 대신 미래 대비성 투자로 선회한 이유도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비인기 지역이었던 입지에 신축이 들어서며 사람들의 인식을 크게 바꾸고 있는 점을 지금도 경험하고 있는데요, 변모 잠재력이 큰 노원구도 마찬가지일 수 있습니다. 서울의 재건축 사업 봄날이 다시 온다면 어느 지역부터 진행될지 저도 정말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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