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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찰리오빠 Jul 23. 2018

후분양제, 과연 효과가 있을까?

평범한 마케터의 꿈꾸는 부동산

'로또 분양'에 '후분양제' 만지작,
과연 효과 있을 정책일까?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효과를 의심하는 사람들은 여전하다. 어쨌든 투기지구 설정, 재건축 규제 강화 등 투기로 인한 부동산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힘든(다 그런 것은 아니다. 알 만한 사람들은 알고 있다.) 가운데, 남은 기대는 '분양'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개발 투자가 재건축 투자를 대신해 인기를 모으고 있지만, 투자 장벽이 상대적으로 높은 재개발 대신 분양으로 열기가 옮아간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이 마저도 손을 대려고 하는 정부의 의지가 현재 진행형인데, 바로 '후분양제'카드다.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는 살짝 불편하다.

현존하는 '꿈의 단지', 나인원 한남. (출처: 매일경제)


분양/청약 규제는 투기의 마지막 희망을 꺾겠다는 의지라고 해석되나, 실거주자의 희망을 더욱 꺾는 모양새. 정부가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 외 선택지를 주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올 만도 하다.

청약시장이 과열된다고 후분양제를 도입한다는 입장은 아직은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 후분양제가 사회적 약자를 포함해 신혼부부 등 자산이 아직은 부족한 가구에 불리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분양가 상승

후분양가가 민간주택 시장에도 공급된다면, 기본적으로 분양가 상승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현재 청약 형태를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10%의 계약금만 있으면 중도금이나 잔금은 대출로 해결하거나, 이도 어려우면 나중에 등기 찍고 매매하면 된다. 적어도 시세차익은 생기니, 어려움이 있는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에게는 귀중한 자산이 마련된다. 하지만 후분양제는 건축이 60~70%가량된 상황에서 분양을 하는 터라, 그간 상승된 물가상승률과 시세를 건설사가 책정해 제시하게 되는데, 그것이 소비자를 위해 책정되었을까. 아니다. 현재 분양가보다 훨씬 비싸 더 많은 자산이 애초에 필요해진다. 신혼부부들은 이럴 돈이 없다.


대형 건설사 위주 시장 재편

다소 과한 예상일 수도 있으나, 부영 등 중견 건설사가 최근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근간에 청약 제도가 있다. 청약 제도는 위에 언급한 대로, 계약금+중도금+잔금 순으로 치러지며, 건설사는 계약금과 중도금 등으로 꾸준히 건설할 수 있는 자금이 마련된다. 후분양제는 근본적으로 이를 차단함으로써 건설사는 자기 돈으로 공정률 60~70%를 이끌어낸 후 분양을 하게 된다. 돈 없는 건설사는 후분양제 적용할 경우 금융권에서 돈을 빌려야 하는데, 이 이자 비용은 나중에 분양가 상승에 일조한다. 망하거나, 결국 비싸게 분양하거나, 그렇게 된다. 그리고 마이너한 부분이지만, 경쟁 없는 산업은 한국인 정서상 담합의 위험이 있다. 절대 소비자가 이익으로 돌아오지 않을 텐데...


결국 부동산 시세를 못 잡는다?

세 번째는 그저 직관에 기반한 의견인데, 후분양제 도입으로 상당 기간 부동산 시세가 오히려 안정되지 못할 것이다. 위에 언급한 두 가지 단점은 소비자 입장에서 심리적 수요는 여전하나 신규 주택에 대한 수요를 축소시키고, 건설사 입장에서 공급을 축소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그럼, 간단한 논리로 생각해보면 공급이 축소되며 있는 부동산을 가지고 경쟁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신혼부부들은 후분양제로 책정된 비싼 분양가와 목돈이 부족해 공공임대주택을 찾거나 싼 구축을 찾게 되고... 과연 부익부 빈익빈의 성향이 강하게 드러나는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 나아지는 것이 무엇인지, 청약 제도가 깊게 뿌리내린 한국 사회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을지 믿음은 생기지 않는다. 쓰다 보니 정말 시세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지는 상황이다.



후분양제가 부디 많은 사람들은 정책이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고심해서 나오는 결과물이라고 생각하길 희망한다. 현재 정책들은 너무 다주택자만 타깃으로 시행되는 경향이 있어, 다른 국민들이 만족할는지는 모르겠다. 의도는 알겠으나, 마음은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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