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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찰리오빠 Jul 24. 2018

전세 입주를 '다시' 생각하고 있다면

평범한 마케터의 꿈꾸는 부동산

요즘 전세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서울도 주택 매매시장도 주춤하니, 전셋값이 더 내릴 것이라 생각하는 분들도 많다고 합니다. 서울만 봐도 하늘을 찌르던 전셋값이 내려가고 있다는데, 입주를 생각하는 것은 당연히, 그리고 상식적으로 할 수 있는 생각입니다. 다만, 입주하기 전 '실거주자'분들은 반드시 염두에 둘 부분이 있습니다.


대단지에 전세로 입주할 경우,
2년 후를 생각하자

송파 헬리오시티를 예로 들겠습니다. 2018년 12월 총 9,159세대가 입주 예정입니다.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다음으로 많은 세대수를 기록하고 있는 단지입니다. 전세 물량도 많을 것입니다. 네이버 부동산만 참고해봐도 이미 몇 달 전부터 전세 세입자를 구하는 것을 많이 봤습니다. 실제 입주가 진행되면 그렇지 않아도 하락세인 전세 가격이 집주인들의 물량 공세로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단지는 전세 시장에서 종종 특이 현상을 보입니다.

'매수 자금이 부족한 실거주자'는 좋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는 브랜드 아파트에, 송파구라는 좋은 입지, 대단지 특수까지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감에 설렙니다. 하지만, 2년이 지나면 상황은 많이 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까지는 좋아보입니다.


"전세금을 올려야 할 것 같아요."
(feat. 집주인)

대단지는 보통 물량이 많아 전세 세입자를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그래서 처음 세입자를 들일 때 높은 전세금을 부르기 어렵습니다. 또한, 세금 문제 때문에 분양받은 집주인들은 보유 기간 2년은 기본으로 가져가기 때문에 딱히 잡음은 없습니다. 그런데, 2년 후가 문제입니다. 전세금을 올릴 가능성이 매우 높거든요. 그것도 꽤 많이.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 중 하나는 위에 말했듯 입주 초기 몰리는 세입자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집주인들이 경쟁적으로 전세금을 내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원래 가격대라고 생각한 전세금으로 결국 회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매매가 상승으로 인해 전세금 상승이 기대된다는 부분입니다. 서울 25개 구는 크게 보면 '투기'라는 이름으로 심한 규제를 받고 있습니다. 2017년 12월 31일까지 재건축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한 단지들까지 흥이 나는 상황입니다. 서울 지역에서 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받지 않는 신규 단지들은 그 자체로 매력적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입주를 희망할 것은 뻔한 사실이죠. 예로 든 헬리오시티도 마찬가지입니다. 입주 후 시세 상승 프리미엄을 가져가면서, 신규 아파트 공급이 점점 줄어들기 때문에 적게는 2년, 많게든 5~7년까지 아파트 시세가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 전세금은 매매가를 어느 정도 반영하게 됩니다.


"그럼 어떡하지?"
(feat. 실거주자)

매매하기에는 부족하고, 전세금은 마련된 정도라면 어떻든 대단지 근처 구축을 매매하는 것이 더 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보통 신규 대단지가 들어서 그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면, 주변 아파트 시세에도 영향을 줍니다. 재개발이나 재건축 이슈가 없더라도, 매매로 취득해 필요 시기에 처분할 수 있는 자유가 생기므로, 오히려 이런 시기에는 전세 입주보다는 대출을 일으켜서라도 구축 입주가 나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수도권까지 영역을 넓혀 신규 단지를 매수하는 방법입니다. 신규 아파트 프리미엄을 5년은 가져갈 수 있다는 가정하에 치밀한 입지 분석으로 선정해야 합니다.



전세가가 낮아지는 이유가 대단지 입주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면, 그리고 특정 지역이 대규모의 인구 이동이 예상된다면 그 지역에서 전세 입주를 하는 것은 다시 생각해 볼 일입니다. 본능적이고 순간적인 결정으로, 2년 후 생각지 못한 상황을 맞게 될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시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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