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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찰리오빠 Jan 28. 2019

끊임없는 논란에도 GTX-B는 달린다?

평범한 마케터의 꿈꾸는 부동산

2018년 12월 말 GTX-A 노선 착공식에 이어 나머지 GTX 노선들에 대한 진행 여부가 긍정적으로 여겨지는 가운데, GTX-B 노선에 대해서는 꾸준히 논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1월 중 GTX-B 노선에 대한 예비 타당성 조사(예타 조사) 면제 여부를 발표할 예정인데요, 결론부터 말하면 GTX-B 노선은 수익성 측면에서 매우 우려되는 노선이 맞지만 진행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노선이라는 점에는 분명합니다. 오늘은 그 이유를 몇 가지 짚어보겠습니다.


교통망을 통한 지역 불균형 해소?
현실은 주택 가격 어깨 맞춰주기

정부는 GTX-B 노선 조기 개통, 예타 면제 등을 강조하는 이유로 인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의 불편을 줄여주겠다고 언급하는데요, 요약하자면 '교통망을 통한 지역 균형 발전 도모' 정도입니다. 하지만 저변에는 지난 부동산 상승기에도 소외됐으며 각종 정책을 통한 규제로도 피해를 본  수도권 서부 지역에 대한 보상 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강한 의구심이 듭니다. 

인천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전국 상승률에도 한참 미치지 못했습니다 (출처: 부동산은 리얼투데이)

실제로 서울의 높은 주택 가격과 지속적인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지만 인천은 그 반사 이익을 충분히 받지 못했습니다. 한국감정원의 자료에서도 알 수 있듯, 최근 3년 간 경기도 전역의 집값이 2016년 0.9%, 17년 1.7%, 18년 1.9% 수준 상승한 것에 비해 인천은 동 기간 각각 0.8%, 1.4%, 0.7% 상승한 것에 그쳤습니다. 이는 개발 호재와 교통망이 열악한 상황에서 서울과 인천을 잇는 구간 사이사이에 지속적인 신규 개발 사업과 주택 공급이 이뤄진 점이 크게 작용했는데요, 송도와 영종, 청라 국제 신도시와 서울 강서구 마곡동 개발, 김포 한강신도시 등 2기 신도시에 오히려 인천 시민들이 수요를 창출하며 기존 인천 지역 수요는 더 낮추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GTX-B 사업은 교통망 확충에도 의의가 있지만, 실제로는 인천 지역 주택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서울과 수도권 간 주택 가격 균등화를 노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 정부에서 이 부분이 큰 아젠다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GTX-B 노선은 사업성을 제쳐두고 무조건 GO,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3기 신도시 발표,
공동 운명체가 된 왕숙 지구와 인천

작년 말 3기 신도시 발표가 있었습니다. 3기 신도시 예정 지역의 경우 자족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한 부분이 있었는데요, 여기서 논란이 된 지역은 남양주 왕숙 지구입니다. 판교 신도시만큼이나 자족 기능이 중요한 이유는 6만 6천여 가구나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서울 접근성이 가장 떨어지는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판교 신도시가 교통과 학군, 상업 시설 등 대부분의 입지 요건이 갖춰진 상태에서 시작됐다는 점을 보면, 왕숙 지구가 자족 기능을 온전히 갖추기 위해서는 적어도 확실한 교통망 구축과 상업 시설, 기업 유치가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GTX-B 노선은 남양주 왕숙 지구와 인천 모두에 중요합니다 (출처: 조선비즈)

기업 유치는 성남시가 판교 신도시에 기업을 유치했던 것처럼 파격적인 입주 혜택을 제공하면 되지 않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판교 신도시와 비교해 볼 때, 왕숙 지구는 입지적으로 갖기 어려운 한계가 존재합니다. 먼저 판교 신도시는 강남 및 서울 접근성이 탁월했습니다. 신분당선 외에도 고속화도로, 기존의 분당선, 경부고속도로 등이 배후에 존재했습니다. 신분당선은 이미 구축된 교통망에 시너지를 준 노선이지 신분당선 하나 때문이라고 단언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분당이라는 선호도 높은 주거 지역이 존재했던 것도 그렇고요. 마지막 요소가 어쩌면 가장 중요한데, 판교에 입주한 기업들은 인재 채용에 있어 수월하다고 합니다. 서울뿐만 아니라, 분당, 광교, 오산까지 출퇴근이 가능한 입지니까요. 이렇게 보니, 왕숙 지구가 판교 신도시의 성공 사례를 그대로 벤치마킹한다고 해도 넘어야 할 산이 꽤나 높아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왕숙 지구에 주택 공급이 시작되며 필수 불가결 조건으로 선행되거나 동시에 진행돼야 할 사업이 교통망 구축 사업입니다. 정부가 서울 집값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왕숙 지구는 가장 논란이 되고 있지만 가장 신경 써야 할 3기 신도시입니다. 인천에 대한 균형 발전과 더불어 왕숙 지구 첫 삽의 첫 단추인 GTX-B 노선은 이런 이유로도 반드시 진행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더불어, 인천시가 자체적인 노력으로 경제자유구역과 원도심을 고르게 발전시키려고 했으나 지자체의 힘만으로는 버거웠던 것도 사실인데요, 정부 차원의 투자와 노력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여건이 조금씩 마련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1~2년 간은 LTV, DTI 규제에도 자유롭고 분양권 전매 등이 비교적 자유로운 인천 지역의 재평가가 이뤄질 수도 있겠습니다.



오늘 언급한 GTX-B 노선 외에도 수도권 사업 중에 서울 동부간선도로 확장과 신분당선 호매실 구간 연장 사업은 눈여겨볼만합니다. 다만, 서울 동부간선도로 확장은 원래 오세훈 전 서울시장 때 계획됐다가 박원순 시장이 무산화시켰던 사업인 만큼 예타 면제까지 갈지 의문입니다. 신분당선의 경우 결과적으로 큰 호재로 작용했던 것이 사실이기에 호매실까지 확장은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수원도 기존의 분당선만큼 기존 노선이 답답한 면이 없지 않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서울과 규제 지역의 주택 시장이 잠잠한 요즘, 개발 호재가 주택 시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관심 가질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리고 그 시작과 중심에는 한동안 GTX가 있을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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