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찰리오빠 Jul 18. 2019

"미국을 보니..." 핵심은 '주택 공급'

찰리오빠의 부동산 에세이

요 며칠 후분양제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의 시의적절성에 대해 의문을 가졌는데, 시선을 돌려 미국 주택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문제인 공급 부족에 대한 부분을 미국 전문가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참고할 필요가 있는 시기이기도 하고요. 


오늘 주로 참고할 자료는 케이스-실러 주택 가격 지수인데요, 워낙 유명한 지수이기는 하나 간단히 정의하자면, 미국 주택 시장 가격 동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경제 지표로, 미국 신용평가 업체인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와 함께 공동으로 지수를 산출하고 있습니다. 미국 내 대다수 형태의 주택 매매 현황이 반영돼 신뢰할 수 있는 지수로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2006년은 미국 주택 시장의 활황기,
2017년부터 미국 주택 시장은 초활황기

미국 주택 시장 활황기가 최근 과거에 언제였냐고 묻는다면 2006년입니다. 당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모기지로 인한 주택 구입 심리 지수와 케이스-쉴러 지수가 모두 상승하며 버블을 만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일단, 전국 단위의 지수를 현시점까지 연도별로 보겠습니다.


2003년 이후 미국 주택 시장 가격 지수를 볼 수 있는 로버트-쉴러 지수, 2012년부터 큰 폭으로 상승 중입니다.


2008년 글로벌 외환위기 이후 침체기를 겪던 미국 주택 시장이 2012년을 기점으로 2019년인 현재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6년 이후는 미국 내 주택 수 부족으로 인한 매수 경쟁이 가격을 더욱 부추겼던 시기입니다. 아래 미국 주택 시장을 대표하는 지역 20개의 지수도 볼까요?


미국 주택 시장 대표 20곳의 지역의 인덱스를 봐도 유사합니다


전국 단위 지수와 트렌드는 유사하나 수치가 약간 다른데요, 대표 20개 지역에서는 2006년 최고 지수 200을 넘는 순간은 바로 2017년 하반기부터입니다. 딱 이 시기가 미국에서 주택 부족으로 애먹던 시기와 일치합니다. 대표 지역이 인기 지역이라고 가정했을 때,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인기 지역 주택 공급이 확실히 부족했음을 뜻합니다. 공급 부족이 가격을 상승했던 것도 경제 논리대로라면 맞는 해석입니다.


주택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승,
과연 2017년에만 있었을까

사실 이런 현상은 2012년에도 미국에서 발생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2006년 주택 시장 고점을 지나 몇 년간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미국 주택 시장은 주택 공급자가 주택 매매를 미루는 등 공급이 감소하고, 주택 수요자 측에서는 주담대 금리가 낮아지며 구매력이 상승하며 반등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를 예로 든다면, 당시 미국 주택 시장 상황과 유사한 면이 있습니다. 위 로버트 쉴러 지수를 참고한다면, 2012년부터 현시점까지는 거의 유사한 이유로 인해 주택 시장이 활황기에 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미국이 펼친 양적완화 정책만으로 이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저금리 기조로 인해 주택 구매 여력이 상승한 것은 맞지만, 최근 미국 주택 시장을 점검하며 한 언론사와 인터뷰한 미국 Redfin 그룹의 대표 경제학자 대럴 페어웨더(Darryl Fairweather)가 남긴 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금리가 주택 구매 희망자를 증가시킬 순 있지만,
주택 자체가 충분하지 않다면 가격은 오른다

그가 남긴 말처럼, 부동산 시장은 각종 통화 정책이나 규제들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주택 공급 기준에서 구조적인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그리고 공급이 막히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 그의 입장입니다. 관련한 인터뷰 내용은 아래에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주택 시장은 어떤가요? 각종 부동산 규제와 금융 규제 등으로 공급(다주택자 매물)과 수요(실수요자 포함한 투자자)를 원천 차단한다고 했지만, 실제 심리 수요까지 잡은 것일까요? 최근 몇몇 인기 지역 미분양 사태가 벌어지기는 했지만, 현실적인 자금 마련 및 세금 문제가 걸려서이지 심리적 수요는 거의 줄지 않았다고 보입니다. 이는 2019년 하반기 청약 시장을 보면 바로 증명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후분양제와 분양가 상한제로 또 다른 공급자(건설사, 시공사)의 주택 공급을 막고자 하니, '집값 안정'을 목표로 움직였다던 정부의 속마음이 궁금해지기까지 합니다. 그림대로라면, 집값 상승이 폭발적이었던 지난 미국의 주택 시장과 다를 것이 없는 모습인데요, 과연 정말 이런 방법으로 집값이 안정화될지 강한 의문이 듭니다.

대선 이슈와 부동산 시장, 
정말 그렇고 그런 영향을 줄까?

마지막으로 우리가 민감하게 두고 볼 것이 바로 대선 이슈입니다. 지금 미국 주택 시장은 버블이라고 외치는 전문가도 많다고 합니다. 실제로 로버트-쉴러의 파생 지표 중 하나인 PE 지수는 30을 넘기면 지표상 버블로 판단하는데요, 이미 이 수치를 넘긴 상태입니다.


PE 지수 30을 넘긴 해가 경제대공황 직전이다. 그런데 정말 폭락할까요?


그럼 버블이니 미국 주택 시장이 무너질까요? 여기서 변수는 2020년 미국 대선입니다. 아시다시피 도널드 드럼프 미국 대통령은 부동산에, 부동산에 의한, 부동산을 위한 인물인데요, 최근 각종 미국 경제 지표(성장률, 실업률 등)들을 준수하게 떠밀어 올리면서 재임 성공을 위한 하나의 방정식만 남겨둔 상태입니다. 바로 '금리'입니다. 최근 같이 성장률과 고용률 등이 호조를 보이는 시장에서 저금리 기조만 유지한다면 부동산 시장이 과잉이라고 할 지라도 버틸 여력이 생기죠. 아마도 미국 주택 시장은 미국 대선 전후까지는 트럼프가 어떻게든 부양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게 언급하기는 싫지만 현실이기도 하지요.


그럼 2022년에 대선이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도 고민해봐야 합니다. 대선까지 3년이 남은 지금, 어쩌면 미국 주택 시장과 닮아 있는 우리나라 주택 시장이 불황기가 올까요? 어쩌면 올 수도 있는 상황에 국토부가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는 카드들을 연달아 내고 있는 것일까요? 아마도 이번 2019년 분양 시장을 시작으로 2020년 부동산 시장 모습이 그 답이 되리라 봅니다.



번듯한 유주택자를 꿈꾸는 수많은 3040대가 있는 우리나라에서,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로 접근해 공급과 수요를 조절하는 모습보다, 당장의 효과가 나타날 마이크로한 정책에만 신경 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습니다. 어쩌면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될 중장기적 집값 안정의 길이, 다른 이유로 하여금 달성되지 못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현재 시기적으로 우리나라 주택 시장을 선행하고 있는 미국 시장을 보면서, 참고할 부분은 없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저기요, 진짜 문제는 후분양제에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