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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찰리오빠 Aug 20. 2019

20대의 경제 공부가 내게 준 선물  

찰리오빠의 그렇고 그런 경제 이야기

나의 경제 공부는 20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는 어찌나 방송국 PD가 되고 싶었는지, 언론고시라는 것을 준비하며 하루하루 꿈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나름 괜찮다는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했음에도 학년당 PD 취업자 수가 1~2명을 오가는 현실을 보며 이 길이 맞는지 스스로 의심하기도 했다.


PD의 꿈은 1년 남짓한 언론고시 준비와 함께 접었지만 당시 내가 얻은 것은 고등학교 때도 제대로 들쳐보지 않던 경제 공부가 생각보다 재밌었다는 것이다.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닌 경제 공부는 역사를 좋아하는 내 성향과 함께 시작됐다. 


20대 초중반부터 시작된 경제 공부는 30대 초중반인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취미인 것처럼 경제지를 들춰보고, 라디오를 들어가며 나름대로 경제를 이해하려고 노력 중이다. 


기대를 한 것도 아닌데, 지금 와 보니 약 10년 간의 경제 공부는 내 인생에 무척이나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살다 보니 경제 공부한 것들이 꽤나 도움이 됐던 적이 몇 가지 있어, 따사로운 햇볕 아래에서 몇 자 적어본다.

어찌나 다큐멘터리 PD가 되고 싶었는지, 언론고시는 포기했지만 소중한 것을 얻었다


돈의 흐름을 이해하니,
묻지 마 투자는 하지 않는다

돈의 흐름을 이해한다는 말이 거창하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월급 받는 입장에서 일확천금의 꿈을 꾸지는 않는다. 은행 예/적금의 굴레에서 벗어나, 작은 돈이라도 합리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 남에게 듣는 투자처는 내가 판단할 수 있게 되면서 그 자체로 리스크가 분산되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그간 투자라고 할 수 있는 행위들을 봤을 때, 사회초년생 2-3년을 제외하면 일부 적금만이 남아있을 뿐, 글로벌 ETF, 펀드, 채권 등으로 원금을 굴리고 있다. 과거에는 주식도 부동산 투자도 했었다. 다 좋은 시절의 이야기이다. 참, 요새는 일부 P2P 투자도 하고 있다. 리스크가 큰 P2P 투자라고는 하지만, 투자 대상을 잘 고려하고 분별할 줄 안다면 그만큼 리스크는 줄어든다. 어쨌든 현재까지 매년 누적해 수익 보는 수준은 은행 예적금 대비 당연히 월등히 높다. 


한 때 빛을 발했던 비트코인 투자도 있다. 하지만 나는 하지 않았다. 아쉽지 않냐고 물어보면 인간적으로 아쉬울 때가 있긴 하다. 하지만 2019년 8월 지금 보면, 그 돈이 남아난 지인은 보기가 힘들다. 운 좋은 몇몇의 사람들은 나보다 타고난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여긴다.

처음부터 투자를 목돈 마련에만 초점 두었다면 실패했을 수도 있다. 푼돈으로 경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리는 미래를 설계하고,
설계한 대로 접근할 수 있다

아무래도 경제관념이 생기고 돈에 대한 현실 감각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내 미래도 합리적으로 설정할 수 있다. 큰 욕심을 부리지도 않고, 그렇기에 무모한 설계는 그리지 않는다. 남들보다 연 수익이 2~3% 높게 설정만 하고 실행해도, 복리 효과를 생각해보면 장기적으로 가진 월급 대비 큰 자산을 굴릴 수 있다. 아직 나도 실행 중이지만, 인생에 있어 목돈이 꼭 필요한 순간에 큰 이슈 없이 대응할 수 있다. 


소액으로 무엇이든 해보자, 특히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부동산과 같은 자산은 접근이 어렵다고만 생각할 수 있으나, 실제로 소액으로 가능한 경/공매 등이 있다. 어려운 프로세스가 일부 존재하기는 하지만, 돈이 없으니 조금 번거로운 것이라 생각하고 넘기면 그만이다.


지금은 10년 후 일상을 생각하며, 그때까지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해 재테크 설계를 다시 했다. 희망적이고, 흥분된다. 내가 설정한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기분 좋은 일이다.


돈을 주제로 한다면
누구와도 대화할 수 있다

회사 생활도 그렇고, 생각보다 많은 일상의 부분들은 위계가 있다. 나이와 정비례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돈을 주제로 한 이야기는 그런 것이 없다. 가볍거나, 진지하거나 둘 중 하나다. 


가벼운 이야기는 가벼운 지식을 가진 사람끼리 가볍게 할 수 있다. 진지한 이야기는 깊은 지식을 가진 사람과 논쟁까지 벌이며 할 수 있다.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돈'이라는 주제는 펼칠 수 있는 주제가 많다. '돈'과 '재테크'는 모든 사람들이 관심 갖는 주제이며, 더 많이 알고 인사이트 있는 사람이 더 잘 이야기할 수 있다.


덕분에 돈의 흐름을 체감하며 살아온 어르신부터, 회사 내 부동산에 관심 많은 상사, 공부는 잘했지만 경제 눈은 어두운 친구들까지, 내가 생각하는 바를 통해 대화를 이끌어 간다. 주도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경험은 중요하며, 그것을 상대방이 인정해 준다면 매월 들어오는 월급의 짜릿함보다 더 큰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요새 20대에 딱히 공부하고 싶은 것이 없다면 경제 공부를 추천한다. 공부를 통해 자격증을 따든, 주식을 하든 개의치 않는다. 하지만 경제 공부는 생각보다 교과서 외 이야기가 일상을 지배한다.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게 만든다. 30-40대도 문제는 없는 것 같다. 확실히 경제 공부에 빠진 사람들과 대화해 보면, 지적 탐구는 나이를 초월하는 것 같다. 다만, 과시하거나 왜곡된 정보를 경계해야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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