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세상에 처음 왔을 때
나는 너의 숨구멍을 여러 번 눌러보았다.
엄마가 나무라는 바람에 멈추긴 했어도 숨구멍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 재밌었다.
내 마음 질정 닿지 않아 망나니 보다 못할 때
나는 너의 숨구멍을 또 눌렀다.
말리는 사람도 없어 너의 숨구멍은 깊게 푹 눌렸다.
나 스무 살이 조금 넘었을 때의 일이다.
나는 너의 숨구멍이 숨을 쉬는 구멍인 줄 몰랐던 모양이다.
괜찮아 보여서 계속 눌렀던 모양이다.
그것이 숨이 쉬어지는 구멍인지는 내 숨구멍을 보고서야 알았다.
아직도 내가 너의 숨구멍을 누르고 있는 건 아닌지 내 자신이 소스라치게 혐오스러울 때가 있다. 무서울 때가 있다.
그때마다 나는 내 숨구멍이 잘 있는지 살펴본다.
염치없지만 너의 숨구멍이 잘 있는지 궁금하다.
가끔이라도 너의 숨구멍을 보여 주면 좋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