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채리 출판사 창업일기 #16
추가로 덧붙여 주신 항목에 대해서는 ISBN 센터에서도 계속 진지하게 논의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저는 현재 독립출판을 통해 기존 책의 형태를 벗어나 새로운 책을 만드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책'과 '글'로 창업한다고 했을 때 정말 책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이들을 제외하고,
대부분 '요즘 사람들이 누가 책을 읽냐?', '그렇게 해서 돈을 어떻게 벌거냐?'라는 말을 끊임없이 했습니다.
그리고 그 얘기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제가 이번에 통장 모양의 책, 배달 책자 형태의 책을 같이 ISBN 센터에 등록 요청을 했습니다.
그렇게 독특한 형태의 책을 만들어서 책을 정말로 읽을 만한 사람들이 있는 곳이 아니라 플리마켓을 다니며 책을 소개했습니다.
'진짜 통장인 줄 알았다', '은행에서 오신 건 줄 알았다'라고 말하며 책에 관심을 두고, 한 번씩 펼쳐보시는 분들을 보면서
책을 읽지는 않더라도 재밌는 요소 덕분에 다시 한번 책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는 것이 큰 보람으로 남아있습니다.
'나 너 소설'도 마찬가지입니다. 도서전, 플리마켓, 독립서점에서 일전에 판매를 진행했었지만
형태가 독특한 것을 재밌어하는 분들은 있었지 '이건 책이 아니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없었습니다.
이 책은 평범한 사람들이 소설 속의 주인공이 된다는 컨셉 아래에서
제가 진행했던 프로젝트 중에서도 가장 사람들의 반응이 좋았고, 다음 권에 대한 기대가 큰 작품입니다.
명함을 넣고 가시면 이름을 적어주겠다고 했던 첫 번째 프로젝트에서는 이틀 만에 46명이 명함을 넣어주셨고,
최근에는 도서전 행사 이틀 동안 70여 명이 이름을 넣어주고 가셨습니다.
글을 쓰는 작가로서뿐만 아니라 독자들 입장에서도 새롭고 뜻깊은 경험을 주고 있는 이 도서를
앞으로도 꼭 책으로 인정받고 싶습니다.
저는 틀에 가두는 것이 책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술이 끊임없이 혁신과 발전을 거듭하는 것처럼 책 역시도 계속해서 확장되고 변화되어야 사람들에게 읽힐 수 있고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 창작자들이 어렵게 만들어 가고 있는 제작물의 가치를 한국 ISBN 센터를 통해 더 빛내게 해주십시오.
나, 너 소설의 2권 발간 때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 채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