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치즈군과 5킬로 걷기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문득 커피 쿠폰이 생각나서 카페에 들려 2잔을 테이크 아웃했다.
각자 한 손에 커피를 들고 집으로 향하는 길.
서로 천천히 걸으며 한 모금의 커피로 마른 입을 적시는데
갑자기 치즈군이 뒤돌아 가더니 땅바닥에서 뭔가를 주었다.
나 "뭐야?"
치즈군 "뭐가 반짝이길래 주웠어. 귀걸이 한쪽인 듯!"
말하며 작은 물방울 모양의 귀걸이를 내 손에 건네주었다.
놀란 나 "헐.. 이 밤에 커피 마시며 걷는데 이 작은 게 보였어?"
자랑하는 치즈군 "나 눈 좋잖아."
웃는 나 "그건 알지만, 눈 진짜 좋다. 대박이다. 나 같은 사람은 눈이 4개인데도 모르는데.. 대단한 재주야."
ㅋㅋㅋ
기대하는 나 "근데 이거 진짜 금일까? 짝퉁일까?"
호응해 주는 치즈군"잠깐 서봐. 공원에서 보고 들어가자."
집 앞 공원 가로등 아래 우리 다정히 서서 작은 귀걸이를 다시 꺼내보았다.
이미 사람들 발에 눌려서 귀에 꽂는 침 부분은 구부러진 상태였다.
살짝 펴보는데 똑 부러진 상황.
검증을 완료한 치즈군 "짝퉁이다. 쓰레기통에 버리자."
실망한 나 "ㅋㅋ 아쉽네. 저번처럼 진짜일 줄."
담담한 치즈군 "주운 귀걸이 한 짝으로 1분 기분 좋게 웃었으면 됐지~. 저번은 재수가 좋았고."
염치없는 나 "난 또 저번처럼 진짜면 싫증 난 귀걸이랑 같이 팔고 새 거 하나 사려고 했는데 아쉽네~"
비웃는 치즈군
자기야. 눈만 마주쳤는데 결혼까지 생각한 거야! 너도 대단하다. ㅋㅋ
놀란 치즈군 "자기 이번에 팔찌 바꿨는데 뭘 또 사려고?"
욕심쟁이 나 "혹시나 했지. 난 참 꿈도 야무져~겨우 땅에서 하나 주운 걸 갖고 ㅋㅋㅋ"
행복 코치 같은 치즈군
자기야 짝퉁 귀걸이 하나에 기분 좋았으면 됐어. 덕분에 커피 마시면서 웃었잖아!
실없이 웃는 나 "응 ㅋㅋ"
진짜~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하고 집에 들어가는 길.
실없이 실실 웃었다.
이 작은 사건은 잔잔했던 내 마음에 작은 파동을 남긴 좋은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