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나를 위한 소망을 빌어봐

part1. 멈춰서 숨 고르기

by 차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나를 위한 소망을 빌어봐.



새해의 시작에 필요한 건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나를 향한 다정한 바람 하나예요.




1월 1일 아침은 늘 조금 조용해요.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집 안인데도,

괜히 공기가 다른 것 같고

창밖을 한 번 더 보게 돼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뭔가 새로 시작된 느낌만 남아 있어요.


새해가 되면 늘 질문을 받게 돼요.

“올해 목표는 뭐야?,

계획은 세웠어?,

이번엔 꼭 해내야지?”


그 질문들 앞에서

괜히 마음이 작아질 때도 있어요.

아직 아무것도 모르겠고,

무엇을 원한다고 말하기도 애매한데

벌써부터 정답을 내놓아야 하는 것 같아서요.


그래서 저는 새해 첫날만큼은

목표 대신 소망을 떠올려봐요.


소망은 참 좋아요.

이루지 않아도 괜찮고,

중간에 바뀌어도 괜찮고,

누군가에게 증명할 필요도 없거든요.


그냥

‘이랬으면 좋겠다’

정도의 마음이면 충분해요.


어릴 때는 소망을 참 쉽게 빌었어요.

케이크 위 촛불 앞에서

뭘 빌었는지도 금방 잊어버릴 만큼요.


그런데도 이상하게

그 순간만큼은 진지했고,

괜히 두 손을 꼭 모으고

숨까지 참고 빌었던 기억이 나요.


그 소망들이 다 이루어지진 않았지만,

그때의 마음은 아직도

따뜻한 장면으로 남아 있어요.


어른이 된 지금의 소망은

•나와 가족이 아프지 않고 한 해를 보내는 것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도전하는 것

•집에 돌아오는 길이 조금 덜 지치기를 바라는 것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새해 첫날에

대단한 결심을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다이어리 첫 장을 빽빽하게 채우지 않아도 되고,

올해의 키워드를 정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 대신

나를 위한 소망 하나만 조용히 빌어봐요.


누구에게 보여주지 않아도 되고,

꼭 지켜내지 않아도 되는

아주 개인적인 소망이면 더 좋아요.


1월 1일은

출발선이 아니라

숨을 고르는 자리 같아요.


아직 방향을 몰라도,

속도가 느려도,

그래도 괜찮은 날.


그러니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나를 위한 소망을 빌어봐요.


그날에 빌었던 소망 하나가

어쩌면 한 해를 이끌어주는

작은 온기가 되어줄지도 모르니까요.



“소망은 이루기 위해서라기보다,

나를 조금 더 아껴보기 위해 비는 거예요.”




오늘 빌었던 작은 소망이

일 년 내내 은근한 온기로 남아 있길 바라요.

무사히, 그리고 다정하게.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