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민재 Nov 25. 2019

업무 커뮤니케이션 잘하기

일 잘하는 직장인 되기

'회사 생활 잘하는 방법' 교양 과목은 없다. 서점에는 영웅적으로 퇴사하는 제목의 책이 많은데 이는 회사 생활이 힘들기 때문에서 오는 공감대를 타겟팅하는 책들이다. 회사 생활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회사 생활을 한 번쯤 잘해보는 게 내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최근 기업들의 채용공고를 보면 JD(job description)을 보면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요구하는 직군이 많이 보인다. 회사에서 어쩌면 자신의 직무로 맡은 일을 잘하는 것보다 중요한 부분이 커뮤니케이션이다. 많은 세대가 공존하는 회사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중˙고등학교 때 1년 선배만 해도 무섭게 보던 기억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회사에는 많게는 30년이나 넘게 차이나는 선배들과 함께 생활하는 공간이다. 학교에서의 생활은 선후배가 있다 하더라도 분명 같은 또래와 같은 세대가 함께 생활하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회사는 다르다. 바로 위의 선배라고 해도 3-4살이 차이나는 경우가 많다. 나랑 다른 생활 그리고 다른 문화를 겪으면서 생활했다. 그래서 커뮤니케이션이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얼마 전 한 아티클에서 한국인의 장점이 단일 민족, 단일 언어를 사용해서 문화적인 결집과 민족주의가 강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단점은 단일 민족이라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포용력이 떨어진다고 했다. 이 아티클대로 우리는 우리와 다름을 잘 인정하지 못하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보단 잘못된 것으로 규정하고 나의 생각을 정답으로 끼워 맞추려고 한다.


단일 민족 단일 언어를 사용하는 같은 한국인끼리 업무 커뮤니케이션을 못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나의 노력과 의지가 부족한 것이 아닐까? 우리는 친구들 무리에서도 나중에 합류한 친구가 대부분을 양보한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10년 20년이나 선배인 사람들이 나를 위해 맞추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회사는 없다.


필자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에서 개발, 기획, 마케팅 등 다양한 일을 했다. 또 기업용 메신저를 세일즈 하면서 다양한 회사의 업무 문화를 경험했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인정받는 직원들은 대부분 업무 커뮤니케이션을 잘했다. 그들은 실력을 인정받고 좋은 평판으로 조직에서 Key Man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1. 인사

우리나라는 동방예의지국이다. 예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은 인사이다. 안부를 묻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관심의 표현이고 함께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해주는 물고를 트는 것이다. 

인사하기 애매한 경우가 있다. 복도나 라운지 같은 곳에서 2, 3번째 마주치는 경우다. 가볍게 눈을 마주치면서 목례만 해도 되지만 가벼운 칭찬도 좋다. 예를 들면, "김대리님 오늘 셔츠 색이 잘 어울리세요." 같은 칭찬이다.

거울을 보고 내가 인사하는 표정을 한번 보는 것도 좋다. 웃는 얼굴로 인사만 잘해도 직장생활의 50프로는 일단 먹고 들어간다.


2. 업무보고(중간보고)

회사에서 대표가 아닌 이상 업무를 받게 된다. 한 가지 업무가 아니라 여러 명에게 많은 업무를 받게 된다. 모든 업무를 다 기억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한두 가지 업무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큰 착각이 발생한다. '이 업무는 지시하신 지 오래되었으니 까먹으셨겠지?'라는 착각이다. 하지만 이는 큰 착각이다. 업무를 지시한 사람은 언제 보고할지 계속 기다린다. 오히려 지시한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다. 그 한 가지 업무가 다른 업무와 연결되고 또 다른 업무를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중간보고가 존재한다. 중간보고는 대부분 구두나 텍스트로 간결하게 줄여서 하는데 다음과 같이 할 수 있다. "대표님 A라는 업무는 현재 진행 중입니다. ㅇㅇ에 대해 시장조사를 하고 있고 몇 가지 정보를 찾았습니다. 하루 정도 더 정리해서 내일 보고 드리겠습니다." 상사가 물어보기 전에 먼저 이야기해주면 상사는 그 일을 잠시 잊어도 된다. 그런데 끝날 때까지 보고를 하지 않으면 그 일을 계속 머리에 담아두어야 한다. 이는 업무를 지시한 사람에게도 스트레스다. 중간보고는 자주 할수록 좋다. 기회가 생기면 해라. 화장실 가다가 얼굴이 마주쳤을 때라도 해라.


3. 이메일 쓰기

이메일은 회사에서 사용하는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회사 내부 외부와 일할 때 공식적인 수단이기도 하다. 하지만 의외로 이메일을 어떻게 쓰는지 알려주는 사람이 없다. 몇 가지 규칙만 알면 이메일을 잘 쓸 수 있다.


(1) 제목으로 내용을 알 수 있도록 쓴다.

이메일의 제목은 내용을 대략적으로 추론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부분이 처음에 오래 걸린다. 제목을 정하면 메일 내용은 쉽게 작성된다. 메일의 제목에 목적과 요구사항이 모두 들어가도록 작성한다. 예를 들면, "상품 구매를 위한(목적) 견적 요청 건(요구사항)" 이렇게 쓰는 것이다. 내가 뭘 하기 위해 네가 어떤 걸 해줬으면 좋겠어 라고 말하는 것이다. 물론 회사 내부가 아닌 외부에 메일을 쓸 때는 목적을 숨겨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에는 요구사항만 간단하게 제목으로 작성하면 된다.


(2) to는 한 명으로 줄인다.

 to는 꼭 답변해야 하는 사람이다. 이메일을 보내는데 여러 사람에 답변받을 일이 아니면 담당자가 to이고 나머지는 모두 cc(참조)로 한다.  나에게 메일이 to로 왔다면 반드시 내가 답장해야 하는 메일이다.


(3) 두괄식으로 쓴다.

이메일의 목적이 글의 처음에 오게 한다. 간혹 메일을 보면 끝까지 다 읽어야 이 메일의 목적을 알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상대방이 내 의도를 쉽게 알 수 있도록 앞에 명확히 적는다. 이메일은 러브레터가 아니다. 업무 수단이다.


(4) 답장을 하루 넘기지 않는다.

이메일을 편지처럼 2~3일 뒤에 답장을 주는 경우가 많다. 이메일이 편지와 다른 점은 수초 내에 발송된다는 것이다. 이메일은 즉시 응답해야 하는 부담이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메일을 보고 하루정도 묵혀(?) 둔다. 또 보내고 전화까지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오히려 이메일을 빠르게 답장하면 감동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이런 답장을 많이 받았다. "빠르게 응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냥 보는 즉시 보냈을 뿐인데 감사하다고 하는 것이다.

만약 오래 확인해야 하는 업무라면 언제까지 추가 피드백을 주겠다고 메일을 준다. 보낸 사람이 답답하지 않게 만들면 상대방은 고마워하게 된다.


(5) 회신과 포워딩

이메일을 회신할 때는 되도록 전체 회신을 한다. 상대방이 포함해야 하는 참조를 무시하면 안 된다. 또한 전체 회신 한 뒤 나의 상사나 업무에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참조에 추가한다. 참조는 메일을 보고 참고만 하는 사람이므로 부담스러워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상사를 참조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우가 있는데 상사가 많을수록 좋다. 참조를 하는 것만으로 업무의 중간보고를 생략할 수 있다.

포워딩은 메일을 받은 뒤 업무를 넘겨주거나 정보를 참고하라고 할 때 쓴다. 내가 담당자가 아닌 경우에 담당자에게 메일을 포워딩하면 된다. 내용은 간단 라게 다음과 같이 적는다. "ㅇㅇ님 아래 내용 팔로업 부탁드립니다."


4. 업무 메신저 활용하기

최근 업무 메신저를 도입하는 회사가 많다. 하지만 업무 메신저도 잘 쓰는 사람, 못 쓰는 사람이 존재한다. 업무 메신저가 이렇게 보편화된 이유는 다른 업무 커뮤니케이션 수단보다 빨리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모바일 메신저가 보편화되면서 이를 업무에 활용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카카오톡에 익숙하기 때문에 업무 메신저의 활용도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로 업무 메신저를 잘 활용하는 사람 드물다. 카카오톡에 익숙해서 업무 메신저를 아래와 같이 사용하면 다른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ㅇㅇ님

어제

말씀하긴 내용

......(5분간 말 없음)

어떤 부분이

이해가 안 됩니다.


업무 메신저를 잘 사용하려면 업무를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1, 2 문장으로 간결하게 요약해서 줄 수 있어야 한다. 명확한 문장이 아니면 직접 가서 이야기하거나 미팅을 따로 잡아서 이야기하는 편이 다.


또, 업무 메신저에서 받은 메시지는 바로 응답해야 한다. 상대방이 나와의 채팅창을 켜 두고 기다리기 때문이다. 네 알겠습니다. 혹은 이모티콘이라도 남기자. 빠른 피드백이 업무 메신저의 가장 큰 장점이다. 만약 당장 대응이 어렵다면 확인하고 피드백을 주겠다고 말한다.


업무 메신저를 잘 사용하려면 연습이 필요하다. '나는 메신저를 원래 이렇게 쓴다.'는 생각은 버리자. 업무 커뮤니케이션은 나만 못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다른 사람을 괴롭힌다. 도구와 툴은 충분히 익히고 공부해야 잘 활용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이 나 때문에 일을 하는데 힘들게 만들지 말자. 커뮤니케이션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사회 초년생 때 싫었던 회사 선배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아무 이유도 없이 나를 괴롭히던 그런 선배 말이다. 필자도 그런 선배가 있었다. 1달 동안 이유 없이 싫다고 하는 그런 선배이다. 처음에는 정말 미웠다. 가뜩이나 적응도 힘든데 이렇게 힘들게 하는 선배이니 말이다. 반항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누구도 신입사원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지 않았다.


생각을 바꿔 나를 싫어하는 사람을 좋아하게 만들어 보자는 오기가 생겼다. 물심양면으로 그 선배에게 다가갔다. 야근하시면 간식도 사비로 사드리고 항상 밝게 인사했다. 1달 정도 이 행동을 반복하니 어느 순간 그 선배는 나만 보면 미소를 지었다. 사람의 마음이 돌아서는 건 1달이 걸리지 않았다. 그 이후로 회사생활은 엄청 편해졌다. 나의 행동이 그 선배에게뿐만 아니라 다른 모두에게 보였고 그런 행동에 감동을 받은 것 같았다.

매거진의 이전글 좋은 회사를 고르는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