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을 가장한
성인이 된 후 재미있어 보이는 일은 무조건 하고 봤다. 촬영 현장에서 잔심부름을 하기 위해 학기 중에 중국에 가기도 했고, 얼굴에 흰 분을 칠하고 장대에 올라 풍선을 불어주는 피에로로 일 하기도 했다. 어른들은 돈 때문에 별 일을 다 한다며 혀를 차기도 했지만 나는 돈이 아닌 재미 때문에 일을 했다. 그렇다고 돈에 대한 기준이 없었던 건 아니다. 20대 초반의 난 최저임금보다 적게 주눈 일은 아무리 재미있어 보여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20대 중반부터는 강연과 강의를 하며 20대 초반에 하루 종일 일 해 벌던 돈을 한 시간에 벌 수 있게 됐다. 3년 사이 내 한 시간의 가치는 20배 이상 높아졌다. 강연을 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았지만 당시 학생이던 나는 적게 일하고 많은 돈(용돈 이상의 돈)을 벌며 충분히 만족스러운 삶을 살았다.
그 후 3년의 시간이 더 흘러 20대 후반이 되었다. 그런데 내 한 시간의 가치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특별한 계기(세계여행, 출판) 없이 나의 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객관적으로 나의 시간당 급여는 절대로 낮지 않았다. 하지만 내 능력으로 그 이상을 기대하기 힘들었다. 30대가 된 나는 20대 중반에 받던 돈을 받으며 만족할 수 없었다. 내가 회사생활을 포기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회사를 그만두고 반년 가량 방황한 끝에 시간당 가치를 높일 수 없다면 내가 일하지 않더라도 돈이 벌리는 시스템을 만들자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그 방법 중 하나가 스마트스토어다.
스토어 구색을 갖추는 단계에서는 매출이 안 나오리라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했었다. 문제는 내 예상보다 나 자신 훨씬 더 많이 갈아 넣어야만 했다는 것.
구매전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나의 모든 시간과 노동력을 투입해야만 했다. 사진을 제외한 모든 것을 수정하고 또 수정했다. 제목, 상세페이지, 심지어 고객센터 전화번호까지.
유튜브를 통해 스마트스토어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무턱대고 사업자 등록을 하고 중국에서 물건을 사 왔지만 유튜브에서 말하는 것처럼 돈이 쉽게 벌리지는 않았다. 첫 달에는 월 1,000만 원은커녕 10만 원도 벌지 못했다.
유통 문외한이던 난 매출을 올리기 위해 유튜브, 블로그, 현장 강의 등 모든 수단을 활용해 정보를 긁어모으고, 직접 적용해 보았다.
'정보 수집 -> 적용'의 과정을 반복한 지 6개월이 됐을 때 매출 1,000만 원이 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방법을 과거의 나와 같이 월 매출 1,000만 원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매일같이 유튜브와 블로그를 뒤적일 초보 판매자를 위해 30페이지로 정리해 전자책으로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