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정의 기능
가정이란 한 가족이 함께 살아가며 생활하는 사회의 가장 작은 집단이다. 따라서 가정은 사람이 접촉하는 최초의 사회적 환경으로, 사람에게 가장 친밀한 혈연 집단이다. 사람에게 처음으로 즐거움을 느끼게 하고,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곳이 바로 가정이다. 그래서 가정의 기능은 다음의 두 가지로 말할 수 있다. 첫째, 우리에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주며, 둘째, 가족 성원들의 사고방식에 영향을 준다. <리즈 호가드 저, 이경아 역, 「영국BBC다큐멘터리 행복」(서울: 예담, 2005) p.205>
첫째, 가정은 쉴 곳을 제공하는 에너지 충전소이다. 사람은 학교와 직장 등에서 다양한 사회적 역할을 한다. 사람들의 다양한 사회적 역할이 사회를 존속하게 하고, 활력을 넘쳐나게 한다. 사람들의 역할이 없다면 어느 사회도 존속할 수 없다. 사회가 존속하는 것은 구성원들이 각자의 역할을 하면서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에너지를 소모하면, 피로가 쌓이다. 쌓인 피로는 풀어주어야 하는데, 그 피로를 풀어주는 곳이 바로 가정이다. 로버트 프로스트는 가정이란 ‘우리가 그리로 가야 할 때 항상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주는 곳이다.’라고 말한다. 좋은 가정은 구성원이 정신적 앙양을 얻고자 한다면 언제든지 앙양을 받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정신적으로 앙양된 상태란 화를 내거나, 귀찮은 태도로 말하거나, 싸움을 하거나, 기분 나쁜 표정을 보이지 않고, 언제나 동정심을 잃지 않는 정신상태를 말한다. <John. A. Schindler 저, 서현봉 편역, 「감정클리닉」(서울: 박은사, 2001> p.249>
둘째, 가정은 또한 가족 성원들의 사고방식에 영향을 준다. 자녀들은 부모를 통해 모방을 하고, 형제와 자매들을 통해 역할을 배운다. 사람은 긴 성장기간을 통해 많은 것을 학습한다. 사람이 태어난 후 가장 먼저 배우는 장소가 가정이다. 모든 동물에게 처음 배운 것은 생존의 기본 바탕이 된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어릴 때 습득한 사고는 자신의 사고 형성에 토대가 된다. 여기서 우리는 가정이 사람의 사고방식을 형성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가정은 상호 대화하고 신뢰하는 분위기를 필요로 한다. <John. A. Schindler 저, 서현봉 편역, 「감정클리닉」(서울: 박은사, 2001> p.235>
2 가족 구성원의 관계 유형
가정에는 가족 성원들이 있고, 가족 성원들 간에는 각자의 역할도 다르다. 그렇다면 가족 구성원들 간에는 어떤 관계 유형이 있을까? 가족 구성원 관계에 있어 중요한 것으로는 세 가지 관계 유형이 있다. 첫째는 부부관계이며, 둘째는 부모와 자녀 관계이며, 셋째는 형제와 자매관계이다. 할아버지와 손자관계, 삼촌-고모와 조카 관계 등 다른 관계도 있다. 우리 사회가 산업사회, 정보사회로 변화되면서 가족관계는 핵가족으로 변하였다. 핵가족에서 가장 중요한 관계는 부부관계,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 형제자매간의 관계이다.
첫째 부부관계이다. 부부는 가정을 이루는 기초이다. 부부는 글자 그대로 남편과 아내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부부는 가정의 핵심 구성원이다. 가정의 시작이 부부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부부는 가족역할과 활동에 있어 기본이자 중심이다. 따라서 가정의 친밀과 유대는 부부관계에서 시작된다. 부부관계가 좋으면 가정의 분위기가 친밀하고 즐거우며, 부부관계가 좋지 않으면 가정의 분위기는 냉랭하고 무거워진다. 따라서 부부간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좋은 가정을 만드는 출발점이다. 그리고 부부는 사회의 충원 역할을 한다. 부부는 서로 남남인 남자와 여자가 남편과 부인으로서 결합하여 새로운 가정을 만든다. 이것은 일종의 화생(化生)이다. 새로운 가정을 만든 부부는 자식이라는 새로운 구성원을 생겨나게 한다. 사회의 충원기능은 사회의 존속에 필수적이다.
둘째 부모와 자녀의 관계이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가정의 토대를 튼튼히 하고, 가정의 범위를 넓혀가며, 또 사회에 있어서는 충원이라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이러한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가족 구성원의 범위를 넓혀가는 출발점이다. 자녀는 새로운 가족 성원으로서 가정의 보살핌과 보호 속에서 성장하고 자아를 형성하여간다. 자녀가 어떻게 자라느냐는 가족의 사랑에 좌우된다. 부모의 자녀에 대한 사랑, 그리고 자녀의 부모에 대한 사랑은 행복의 가장 큰 원천 가운데 하나이다. 동양에서는 통합적 사고에 의해 가족의식이 강하다. 이에 따라 부모에 대한 자식의 의무가 강조된다. 하지만, 서양에서는 분석적 사고에 따른 개인의식이 강하다. 이에 따라 성인이 된 자식은 부모와 독립된 개인으로서의 성향이 강해 부모에 대한 효를 중시하지 않는다. <리즈 호가드 저, 이경아 역, 「영국BBC다큐멘터리 행복」(서울: 예담, 2005) p.318> 나는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도 중요하지만, 부모에 대한 자식의 효도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도덕성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이다. 부모와 자식 상호 간의 사랑이 실천될 때, 가족 성원들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지키면서, 화목하고 생명력이 넘쳐나는 가정을 일구어 나갈 것이다. <버트런드 러셀 저, 이순희 역, 「행복의 정복」(서울: 사회평론, 2008) p.201 / 리즈 호가드 저, 이경아 역, 「영국BBC다큐멘터리 행복」(서울: 예담, 2005) pp.230-233>
셋째 형제자매간의 관계이다. 형제자매는 가정의 같은 구성원이다. 하지만 가정 구성원으로서의 위치는 다르다. 남자와 여자로서의 차이가 있고, 위와 아래로서의 차이가 있다. 옛날 농업사회에서 이러한 구분은 잘 지켜졌다. 각자의 위치에 따른 역할분담이 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보사회인 현대사회에서는 자녀의 수가 많지 않은 핵가족이다. 핵가족에서 남자와 여자의 구분이나 위와 아래의 구분에 따른 역할이 주목을 받을 수 없다. 그래도 형제자매는 같은 공간에서 자란다. 같은 공간에서 자라기 때문에 서로 부딪힌다. 형제는 상호작용을 통해 인간관계에 중요한 사회화의 기술을 습득한다. 싸우고 화해하는 기술, 협력하는 방법, 일이나 사람을 다루는 기술, 함께 나누고 서로 보살피는 기술 등등. 이러한 것을 통해 형제와 자매는 처음으로 사회화를 시작한다. 이러한 형제자매 간의 사회화는 친구와 선배 등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배우는데 중간 역할을 한다. 형제를 통해 사회화를 배운 어린이는 친구도 잘 사귄다. 자기보다 강한 친구에게 양보도 할 줄 안다. 강한 친구와 싸움을 하게 되면 손해를 본다는 것을 형제와의 사회화를 통해 배웠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