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이웃 동료
1 기타 공동체란?
여기서 기타 공동체란 혈연관계를 제외한 공동체를 말한다. 이러한 공동체로는 지연이나 학연 또는 취미생활이나 직장 관계 등으로 맺어진 공동체나 아니면 지방자치단체와 국가, 세계 등이 있다. 사람들은 남과 관계를 맺고 뭔가를 함께 할 때 자신도 돌 볼 수 있다. 로버트 D. 푸트남에 의하면, 잘 짜인 직물과도 같이 견고한 인간관계는 우리 사회의 자본이라고 한다. 만약 인간관계가 완전히 해체되면 우리 자신과 공동체의 삶은 피폐해질 것이라고 그는 경고했다. <리즈 호가드 저, 이경아 역, 「영국BBC다큐멘터리 행복」(서울: 예담, 2005) pp.313-317>
사실 피폐한 삶의 현상은 우리 주변에서 심각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범죄율 증가, 십대들의 임신, 학생들의 따돌림, 청소년의 자살, 층간 소음으로 인한 갈등 등이 그 예이다. 상호 신뢰관계를 튼튼히 구축한 사회는 서로를 신뢰하지 않는 사회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돌아간다. 신뢰가 사회를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만드는 윤활유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2 기타 공동체의 관계 유형
여기서 기타 공동체 모두를 다룰 수 없다. 따라서 행복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친구, 이웃, 동료 등에 대해 살펴보겠다.
첫째 친구관계이다. 사회생활을 하면 친구가 있다. 친구는 뜻을 같이 하거나 마음을 서로 통하여 친하게 사귀는 사람이다. 이들은 오래 두고 정답게 사귀어 온 벗이다. 친구는 인생의 다른 동반자인 가족, 연인, 직장동료와는 구분된다. 친구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먼저 친구는 대등한 위치의 수평적 관계이다. 친구는 일반적으로 나이나 출신지역, 출신학교나 학력이나 사회적 신분 등에 있어서 비슷한 사람과 맺어진다. 이에 따라 친구는 우리라는 동류의식을 갖는다.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은 친구관계가 자신의 생활에서 더 중심적인 것이라고 여긴다. 어린 시절 친구관계는 사회화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다음으로 친구는 순수한 사람지향적인 관계로 맺어진다. 회사 동료는 함께 추구해야 할 목표나 과업에 의한 업무 지향적 관계로 맺어진다. 가족은 혈연적 관계로 맺어지며, 연인은 이성에 대한 사랑으로 맺어진다. 그러나 친구는 실리적 목적이나 이해관계보다는 상대방의 개인적 성향이나 호감에 의해 맺어진다. 이에 따라 친구관계는 인간적으로 좋고 만남이 즐겁기 때문에 유지된다.
친구는 우리의 삶에 많은 이익을 준다. 먼저 친구를 사귀면 정서적 안정감을 높일 수 있다. 친구로부터 믿음을 받는다는 것은 나의 존재적 가치를 인정받는 것을 의미한다. 가족, 이웃, 동료들과의 관계는 우리가 통제하기 힘들지만 친구는 인생에서 자유롭게 택할 수 있는 즐거운 일 중 하나이다. 친구를 통해서 로맨스나 욕망에 휩싸이지 않고도 친밀한 애착관계를 느낄 수 있다. 다음으로 친구를 사귀면 놀이를 통해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우정은 놀이이다. 놀이를 하면 행복해지는 이유는 플로우의 상태를 잘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플로우는 자신이 시간을 잊고 몰입하는 것이다. 플로우 상태가 되면 근심 걱정을 잊고 일에 빠져들어 진정 살아 있음을 느낀다. 다음으로 친구를 사귀면 좀 더 용감해지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인생을 바꿀 수 있다. 친구는 책선(責善)을 한다. 책선은 친구가 서로 옳은 일을 하도록 권하는 것이다. 책선을 통해 친구는 상호 부족한 것을 보완할 수 있다. <리즈 호가드 저, 이경아 역, 「영국BBC다큐멘터리 행복」(서울: 예담, 2005) p.57 / 94-102>
둘째, 이웃관계이다. 이웃이란 지리적으로 서로 접하여 가까이 있는 사람이나 집, 혹은 지역을 말한다. 현재 우리 사회는 시골마을보다는 도시가 더 발달하였다. 도시에서는 지역공동체 의식이 약하고, 개인주의와 익명성(匿名性)이 높다. 도시 주민들은 대부분 아파트에서 생활한다. 그런데 아파트 주민들 간에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상호 협력하고, 공동의 규약을 가진 경우는 거의 없다. 이에 따라 가족·친족·이웃관계와 같은 1차 집단 내에서의 관계는 상대적으로 약화되었다.
셋째, 동료관계이다. 동료란 같은 직장이나 같은 부문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이다. 함께 일을 하다 보면 어려운 경우를 만나기 마련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함께 해결하는 과정에서 우리라는 의식이 생겨난다. 이것이 동료의식이다. 동료의식은 우리라는 느낌을 갖게 하기 때문에 친화감을 느끼게 하고, 결속력을 갖게 하며, 직장생활을 즐겁게 하도록 한다. 동료의식은 동료들 상호 간에 존재하는 선의의 마음이다. 따라서 동료의식을 부추기면 상대의 동조를 쉽게 얻을 수 있다. 현대인에게 직장은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출퇴근이 정확한 경우에도 하루 일과 중 반을 직장에서 보낸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경우에는 자기 삶의 반 이상을 직장과 관련된 일에 시간을 보낸다. 직장 친구나 상사를 만나고, 동료의 길흉사에 참여하는 시간까지 합하면 더 그러하다. 따라서 즐거운 마음으로 직장생활을 하는 것은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하는데 중요하다. 동료의식이나 동료애는 직장생활을 건강하고 즐겁게 하는데 필요하다.